잇따른 고병원성 AI확진…닭·계란 가격 또 오르나

경기 김포 등 전국 곳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 됨에 따라 닭고기와 계란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따르고 있다. /더팩트 DB

경기 김포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확진…전국 13번째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전남지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1주일 만에 잇따라 4건이 발생한 이후 경기 김포 등 전국 곳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 됨에 따라 닭고기와 계란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따르고 있다.

14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경기 김포의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중수본은 지난 12일 해당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하는 등 고병원성 AI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간이 검사를 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했다. 이후 추가 정밀검사에서 H5N8형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전날 밝혔다.

전남지역에서는 AI발생이 일주일 만에 4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5일 영암군 시종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첫 의심 사례가 발견된 이후 전날까지 농장 3곳과 도축장 1곳 등 총 4건의 고병원성 AI 확진판정이 나왔다.

영암 의심 사례 발견 이후 전남의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첫 확진 나흘 후인 9일 나주시 세지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확진이 나왔고, 다음 날 나주의 오리 도축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장성 종오리 농장에서 확진됐다. 하루 뒤인 12일에는 영암군 덕진면의 육용오리 농장 2곳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돼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1주일 만에 도내 AI 발생농장 3곳, 도축장 1곳의 오리 14만4000마리와 발생지역 반경 3㎞ 이내 농장 39곳 119만4000마리 등 총 133만마리가 살처분됐다. 가축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 질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반경 3㎞ 내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한다.

현재까지 국내 가금농장 73개 농가에서 기르는 가금 총 478만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종류별로는 오리 79만6000마리, 닭 250만8000마리, 메추리 148만3000마리다.

이처럼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되자 가금육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까지 가금육 가격을 보면 오리의 산지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닭고기와 달걀 가격은 큰 변동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기준 육계(닭고기·kg당) 산지가격은 1347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올랐으나 평년대비 1.9% 내렸다. 계란(특란 10개) 산지가격은 1125원으로 4.9% 하락했다.

오리 산지가격은 키로(kg)당 1699원으로 1년 전보다 25.4% 올랐다. 다만 평년보다는 6.6% 가량 낮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닭·오리 사육마릿수가 충분하고 30~45일 안팎이면 출하가 가능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육계와 오리 냉동재고 물량은 전년대비 각각 6.8%, 13.2% 증가한 1467만마리, 558만마리를 기록하고 있어 재고도 충분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닭고기나 계란 등의 가정 내 수요가 늘어나고 AI 확산세가 빨라 당국 차원에서 농협·생산자단체, 유통업계 등과 함께 수급·가격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중수본은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한 상태다. 중수본은 우선 지난 12일과 13일 48시간 동안 전국 일시이동중지를 발령했다. 지난 12일에는 축산시설 715개소(도축장·사료공장 등)를 소독하고, 축산차량 약 1만1000대 소독 여부를 확인했다. 또한 전국 가금농장과 작은 하천·저수지를 포함한 철새도래지도 소독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축산차량 운전자의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전체 방역망을 무너뜨릴 수 있는 만큼 무관용 원칙에 따라 방역 미흡사례에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농장주는 축산차량이 농장을 방문하는 경우 소독필증을 반드시 확인·회수해 거점소독시설 경유와 소독 실시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강조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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