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중소 브랜드 약진…'뷔페' 오프라인 중심 발목 잡을까?
[더팩트|이민주 기자]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은 미스터피자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최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MP그룹 거래재개를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미스터피자 운영사 MP그룹의 상장 주권은 지난 7일 거래가 재개, 3년 4개월 만에 유가증권 시장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MP그룹은 지난 9월 사모펀드 '알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TR인베스트먼트)'에 경영권을 넘기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장 재개에 청신호를 켰다.
TR인베스트먼트는 MP그룹을 인수할 당시 '한국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이 있어야 대상주식의 양수에 나갈 것'이라는 조건을 걸었다. 거래소는 거래정지 원인이었던 전 최대주주의 배임 및 횡령이 해소됨에 따라 거래재개를 결정했다.
사모펀드는 MP그룹이 두 차례 제3차 배정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가져왔다. 이 사모펀드의 최대출자자는 페리카나로 신규 유상증자를 마친 후 MP그룹의 지분 40%를 갖게 됐다.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MP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첫 번째는 수년째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실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 상반기 매출액은 2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32억 원으로 전년 동기(-16억 원) 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
MP그룹 2015~2019년까지 영업손실 73억 원, 89억 원, 109억8800만 원, 45억 원, 1억9200만 원이다.
달라진 시장환경 역시 부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MP그룹을 비롯한 대형 피자 브랜드가 주춤한 틈을 타 '반올림피자샵(반올림식품)', '피자에땅(에땅)', '피자마루(푸드죤)', '피자스쿨' 등 중소형 브랜드가 '가성비'와 '비대면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미스터피자 매장 수는 235개로 반올림피자샵(231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파파존스 역시 전날(10일) 신규 가맹점 5개를 동시 오픈하며 200개 매장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피자마루와 피자스쿨은 각각 619, 574개로 두 배 이상 더 많다.
중소형 브랜드의 실적 상승세도 가파르다. 반올림피자샵 운영사 반올림식품 매출은 98억1939만 원, 영업이익 27억516만 원이다. 같은 기간 피자마루(푸드죤) 매출은 97억1722만 원, 영업이익 11억2480만 원이다. 피자스쿨 매출액 71억7934만 원, 영업이익 38억3862만 원이다.
이외에도 '피자 뷔페' 등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와 '오너 갑질' 논란으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서비스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다양한 중소형 피자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라며 "미스터피자의 뷔페 전략도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P그룹은 지역별 물류거점을 활용해 배송과 물류비용을 줄이고, 배달 중심의 소규모 가맹점을 확대하는 등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양희권 MP그룹 신임 대표는 지난 7일 "대규모 투자와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를 이뤄내고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쓰겠다"며 효율, 상생, 투명, 신뢰의 4대 경영원칙을 기반으로 한 재건 플랜을 준비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 이를 본격화해 2021년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룩해 내겠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