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변창흠 방배동 아파트 신고가 6억도 안되니…'이게 실화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올해 3월 재산 신고 당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40평대 현대오페라하우스 아파트(사진)를 5억9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이한림 기자, 청와대 제공

재산 신고는 지난해 공시가 기준…아파트 거래 드물어 실거래가 파악 어려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1주택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소유한 서울 방배동 40평 아파트의 신고 가격이 6억 원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근 아파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재산 축소 의혹도 일부 제기된다.

8일 전자관보 등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사장을 지낸 변창흠 후보자는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신고를 통해 6억486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중 부동산 재산이 5억9000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변창흠 후보자가 신고한 부동산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현대오페라하우스로 2002년 준공된 1개 동, 14개 가구의 중대형 아파트이다. 이중 변 후보자는 전용면적 129.73㎡(약 40평) 짜리 한 개 가구를 2006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는 변 후보자의 부동산 재산 신고에 대해 "이게 실화냐"는 반응과 함께 의문 부호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6년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강남권에 위치한 40평 중대형 아파트가 6억 원이 되지 않는 게 의아하다는 해석에서다.

이를 두고 네티즌의 풍자 섞인 댓글도 이어지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호갱노노'에는 7일 오후 11시 기준 변 후보자의 현대오페라하우스가 검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지 게시판에는 총 104개의 댓글이 달렸다. 게시판에는 "여기가 6억으로 살 수 있는 강남구 아파트인가요(3kt****)", "제가 계약금 먼저 걸었어요(qy9***)", "성지순례하고 갑니다. 5억9천 영끌해서 저도 사고 싶어요(ehu****)" 등의 조롱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변창흠 후보자가 신고한 5억9000만 원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페라하우스의 가장 최근 거래 가격은 8억4000만 원이다. 해당 매물이 2018년 3월에 거래된 점과 전용면적 93.29㎡ 규모의 매물임을 감안하면 변창흠 후보자의 아파트가 더 좋은 조건임에도 신고 가격이 2억5000만 원 낮은 수치다. 현대오페라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아파트 방배2차현대홈타운의 전용면적 59.86㎡짜리 매물은 지난달 무려 15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하는 공인중개사도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방배동 S부동산 중개업자는 "현대오페라하우스 인근에는 1, 2개동 짜리 중대형 아파트가 즐비해 있다. 매매 거래로 나오는 물량이 거의 없어 공시가격 변화가 심하지 않다"며 "다만 아무리 최근 거래가 드물고 공시가격이 낮아도 인근 아파트 시세를 감안하면 40평 아파트 매물을 6억 원도 안되게 시장에 내놓을 집주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창흠 후보자가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신분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위한 발언대로 나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변창흠 후보자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최소 8억 원은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평균 현실화률이 69%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오페라하우스의 공시가격은 변 후보자가 신고한 5억9000만 원이지만 올해에는 6억5300만 원까지 올랐다. 또 부동산 재산 신고 시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따라 공시가와 실거래가 중 높은 것으로 주택 가격을 신고하고록 돼 있는 규정도 어긴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일각에서는 변창흠 후보자가 도의적으로 재산 축소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변 후보자가 재산 신고를 마친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신고 중 아파트 등 부동산 재산 신고 기준은 지난해 공시가격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변창흠 후보자 아파트의 매매 거래가 최근 2년 간 단 한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시가격을 산출하기 위한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히려 실거래 빈도가 드물어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해석이다. 변 후보자는 2019년 4월 LH 사장에 오른 후 그 해 7월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도 부동산을 실거래가 항목으로 5억9000만 원 신고했으며, 올해 3월에도 '공시가격 변동 없음'으로 기재하면서 같은 금액을 신고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주택은 시세 파악이 어려워 시장 전망이나 시세보다 공시가격이 낮게 산출되거나 늦게 반영되기도 한다"며 "다만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고, 이에 따른 거래가 발생하면서 향후 기존보다 상향된 시세가 형성될 수 있다. 다음 재산 신고에서는 상향 신고를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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