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금호석화, 3년 째 수시 인사 기조 유지…올해는 다를까?

3년 째 수시 임원 인사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수익 성장세에 더불어 연말 대대적인 정기 승진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더팩트 DB

'최대주주' 박철완 상무 인사도 관심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최근 3년 째 대대적인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던 금호석유화학이 올해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낸 만큼 빠른 인사를 통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동시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너3세 박준경 전무와 박철완 상무의 연말 인사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올해 4월 비공개 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반면, 박찬구 회장의 형인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상무는 박준경 전무와 2015년까지 나란히 승진 인사를 이어가다가 올해는 상무직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는 일반적으로 당해년도 11월부터 12월까지 단행된다. 각 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 이사회가 사업 별로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에 보완 및 성과를 이루기 위한 최적의 인물을 찾아 빠른 인사 배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인사를 단행한다해도 임기는 다음년도 1월부터 시작하며 적임자로 낙점된 임원들은 내년을 준비하는 기간을 갖는 형태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3년 째 '봄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2017년까지 매년 12월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해 왔던 기조를 벗어나 2018년부터 수시로 인사를 단행하는 형태로 바꼈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2019년 3월, 올해 4월 등 소규모 임원 인사가 이뤄지긴 했으나 3년째 연말 인사를 이행하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공시 의무가 있는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도 봄 인사로 단행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한국바스프에서 금호피앤비화학 대표로 영입한 신우성 대표 인사나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였던 문동준 대표의 금호석유화학 신임 대표 선임, 포스코대우에서 영입한 김선규 금호석유화학 관리본부장 부사장 등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는 발표해 왔다. 이외 전무나 상무급 임원 인사는 대외적인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올해 4월 박찬구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사실도 공시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당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향후 취재 과정을 거쳐 파악한 후 박준경 전무의 승진에 대한 질문에 당시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그렇게 된 것(박준경 전무가 승진한 것)은 맞지만 회사에서 인사 자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지 5~6년 됐고 경영 상 전혀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처럼 재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올해에도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가 없다면 연말 인사가 아닌 내년에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인사와 관련해서 회사 방침상으로 규정된 것은 없으나 최근 1명 내지 2명 가량의 소규모 수시 인사를 이어가고 있고, 연말 인사에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주력 사업에서 수요가 증가하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승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금호석유화학 여수 공장의 모습. /금호석유화학 제공

다만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국내 주요 그룹의 인사 기조에 맞춰 연말 인사를 통해 올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올해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보이며 연매출 5조 원대 복귀와 창사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나오면서 기존 임원 및 임원 승진 대기자들의 성과를 공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타이어 합성고무 및 합성수지 사업과 페놀유도체, 에너지 등 주력 사업이 코로나19 여파에도 건재한데다가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NB라텍스 사업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내년 전망 또한 밝게 하고 있어서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9%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7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3.4% 증가하면서 두 자릿 수 영업이익률(13.5%)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금호석유화학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하면서 재무 상태와 관련한 신용등급도 향상 기조를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성과가 좋기 때문에 대대적인 승진 인사를가 단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다만 수시적 소규모 인사 기조로 바뀐 인사 체계나 사장급이 맡고 있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최소 연말에 종료되지 않고 봄까지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에도 내년 봄 인사로 단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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