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젊은 인력·여성 인재'로 위기 돌파할까

화장품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화장품 수요 감소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위기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문수연 기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4050 젊은피 수혈 핵심 보직 배치

[더팩트|문수연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내년 위기 극복을 위해 젊은피 수혈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4050세대'를 해외 시장 공략을 세우는 핵심 보직에 앉히며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품 수요가 급감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상황 속에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23% 감소한 1조2086억 원의 매출과 49% 감소한 6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외 모두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과 MOU를 체결하는 등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조직 개편에 나서며 쇄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인사 역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사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시장과 젊은 소비층의 소비심리 및 니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전면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2021년 1월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김승환 부사장, 정혜진 전무, 박영호 전무, 임중식 상무, 황영민 상무, Calvin Wang 상무(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아모레퍼시픽 제공

특히 51세의 김승환 그룹인사조직실장(전무)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1969년생으로, 앞서 약 4년 6개월간 자리를 지켰던 배동현 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65)와 14살 차이가 난다.

1970년대생 임원들도 대거 핵심 보직에 배치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브랜드 유닛장에는 정혜진(45) 전무, 설화수 브랜드 유닛장에는 임중식(49) 상무가 발탁됐다. 중국 사업을 책임지는 ㈜아모레퍼시픽 중국 RHQ 부GM실장응 황영민(47) 상무가 발탁됐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대 여성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 심미진 상무, 임이란 상무, 지혜경 상무(왼쪽부터)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도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화장품시장에서 성과를 이뤄낸 이들이 나이, 성별에 관계 없이 다수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임원으로 발탁됐다.

특히 임원으로 승진한 7명 가운데 4명이 뷰티 부문 소속이고, 1명이 중국 디지털 사업 담당이다.

먼저 뷰티 부문에 소속된 유영복 뷰티크리에이티브부문장, 강연희 색조연구소장, 김인철 뷰티생산총괄이 상무로 승진했다. 유 상무는 '후',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성장에 기여했으며 강 상무는 색조 R&D를 총괄하고 있다. 김 상무는 신설된 테크노폴리스 공장 및 기존 청주공장 등 화장품 생산 전체를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임 여성 임원의 전략 배치도 눈에 띈다. 신규임원 선임 5명 중 여성 인재가 2명 포함돼 있는데, 지난 4년간 중국 디지털사업을 이끌고 있는 해외 현지 여성 인재인 30대의 지혜경 상무를 전격 발탁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1985년생 심미진 상무와 1981년생 임이랑 상무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한 바 있다. 두 사람에 이어 2021년 임원이사에서도 30대 여성을 임원으로 발탁하면서 성과주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사업이 위기이고 화장품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인력을 배치하며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쇄신안이 긍정적인 결정을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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