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선발된 GS건설·MBK파트너스 등은 본입찰 불참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두산그룹 자구안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이 뛰어들면서 양강 구도를 그리게 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해 관심을 모았던 GS건설과 MBK파트너스 등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에 대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유진기업이 참여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자율공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위한 본입찰제안서 제출을 공식화 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주력 사업인 건설기계 제조업과 사업군이 겹치는 현대중공업지주의 건설기계부문 자회사 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동 딜러망 구축으로,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탑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기 굴착기나 무인·자동화 등 미래기술 관련 플랫폼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지금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레미콘 제조업을 다루는 유진기업도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 동양, 한일합섭, 유진홈센터 등을 통해 금융, 건자재유통, 물류·IT, 레저·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군인 건설기계 장비 제조업과는 크게 접점이 없다.
다만 유진기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면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진기업이 과거 인수합병(M&A)를 통해 로젠택배, 하이마트, 서울증권 등을 품으며 사세를 키우고 수익성을 늘려온 경력이 있는 만큼 인수전 구도로 흘러갔을 경우 노하우가 충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라는 이야기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를 제치고 국내 건설기계 시장 1위는 물론 신흥 시장인 중국과 네팔 등에서 해외업체 기준 굴착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은 지난달 30일 중국 옌타이에서 굴착기 누적생산 20만 대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반면 앞서 9월에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에서 참여의사를 밝혔던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MBK파트너스 등은 이날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 대한 리스크 부담과 충분하지 않았던 실사 기간 등에 따라 이같은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목적으로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 이행을 위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를 시장에 올려 놓고 매수자를 찾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오른 17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업체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면 입찰 가격이 80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