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진의 게임카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 한 '지스타 2020'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이 19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가운데 한 게임업계 관계자가 텅 빈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부산=최승진 기자

사상 첫 온라인 개막…확 바뀐 게임 향연

[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무(無)관중, 무(無)부스를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국내 게임업체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지난 19일 '지스타 2020' 현장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매년 '지스타'에 왔다는 그는 "이런 현실 앞에 여러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다른 게임업체에서 일하는 B 씨가 느끼는 감정도 같았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난해 지스타 풍경을 공유하며 "그립다"고 적었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이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극단의 조치였다. 이런 탓에 축제 현장인 부산 해운대 벡스코는 인적이 끊겨 쓸쓸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하이라이트는 벡스코 제1전시장이었다.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텅 빈 전시장에 거대 게임 포스터만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지난해 지스타 일반 관람객 24만 명이 올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 가닥 위안이 되는 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게이머들의 관심이다. 개막식 때 어둠 속에서 50여 대 대형 모니터로 랜선 참가자들이 환한 모습을 보이자 무거웠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말 그대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20 개막식이 열린 가운데 랜선 참가자들이 깜짝 등장하고 있다. /부산=최승진 기자

'지스타 2020'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방송하는 '지스타TV'는 개막 직전인 지난 18일 트위치 라이브 방송 기준 생방송 시청자 수 150만 명, 고유 시청자 수 60만 명, 시청 시간 9만5000을 돌파했다. 지난 19일 오후 3시에는 카카오게임즈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소개됐고 한 시간 뒤에는 위메이드 신작 '미르4'의 온택트 발표회가 열렸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전의 오프라인 참가 규모를 기준으로 한 집계와는 형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수치 비교는 매우 조심스럽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지스타TV 채널 유입 등이 올해 지스타 성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스타'가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혔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온라인 전시의 싹을 틔웠다는 점이다. '지스타 2020'은 코로나19로 지친 게임업계에 전에 없던 전시 문화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를 두고 "온라인·오프라인 접목은 좋은 출발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열린 '지스타 2020'은 여러모로 뜻깊다.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창궐한 올해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세다. 연일 쏟아지는 코로나19 소식에 불안한 상황이 진행 중이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금언을 깊이 새겨본다. 그리고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발전한 '지스타 2021'을 기대해본다. 내년 '지스타' 슬로건은 무엇일지 벌써 궁금하다.

shai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