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간다" vs "최고점 찍어" 삼성전자 주식 매도·매수 고민하는 투자자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세를 두고 투자자들의 매수 및 매도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가 예상치 7만6000원대…'고점' 신중론도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투자자들이 매수 및 매도에 대한 타이밍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현재가 고점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치고 올라왔다. 전날인 17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가인 6만7000원을 터치했다. 지난 16일에는 4.91% 급등한 6만6300원, 13일에는 3.61% 상승해 6만3200원을 넘어서는 등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연일 최고가를 보이자 삼성전자를 팔았거나 보유하지 않았던 투자자들로부터 매수에 대한 고민이 나오는 한편 일부는 차익 실현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며칠 새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주가가 전장 대비 1.22%가량 내린 6만4900원대로 내려오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또 다시 매수와 매도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이날 삼성전자 종목토론 게시판에는 투자자들로부터 "멀리봤을 때 저가매수 기회다", "추매(추격매수)를 시작하자"라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설마 6만6000원에 물린사람 있나? 최고점에서 왜 매수하나", "9거래일 연속 샀던 외인이 팔고있다. 매도해라" 라며 주가에 회의적인 쪽도 있어 다소 엇갈리는 반응이다.

주가 하락에도 지속 보유를 독려하는 누리꾼들은 대부분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을 때 '7만전자'(삼성전자 주가 7만 원 달성을 뜻하는 은어)를 넘어, 향후 10만 원 이상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반대 쪽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들어오던 매수세가 줄어들자 외인에 의해 결국 주가가 하락한다며 "고점이라 사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수급과 업황 모두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을 살펴보면 내년 메모리 반도체가 호황 사이클을 앞두고 있어 회복세가 예상된다. 실적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IM(IT·모바일) 부문은 화웨이 반사효과와 경기 회복으로 판매량이 늘었고, CE(소비자가전)부문은 '집콕'(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생활패턴) 효과로 높은 실적을 냈다. 여기에 더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장비 사업도 내년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된다.

신흥국으로 자금 이동이 커지며 나타날 외국인 대량매수 수혜 역시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국내 증시에 돌아온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공격적으로 사들인 것이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최근 실적에 더불어 향후 상승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한편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팩트 DB

증권업계 역시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 실적에 기반해 추후 상승을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개선을 통한 재평가가 임박했다"며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18%가량 하락하겠지만,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D램 업사이클과 함께 실적이 구조적 개선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치는 7만6000원대로 현재 가격 대비 1만 원정도 높은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SK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락으로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지금은 낮아진 디램(DRAM) 재고에 따른 업황 반전 기대감이 투자판단에 더 중요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고치 경신이라는 사실만으로 막연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내세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추세를 이어가거나 더 강한 상승추세를 보인 적은 아홉 번 중 세 번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익 상승 기대치가 높아질 때까지 단기 매물 소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3년, 2011년, 2016년 세 번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여 일 동안 5~10%대 단기 조정국면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른 매물 소화 과정을 감안해야 한다"며 "과거 삼성전자가 중장기 상승추세를 형성하는데 단기적 진통 과정은 불가피했다"고 전해 조정국면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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