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희망퇴직으로 연명…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전망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업계의 고용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업계 1위 하나투어가 직원 전원의 무급휴직을 4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도미노 휴직이 예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전 직원 무급휴직을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나투어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전 직원 2300명 가운데 필수인력 300명을 제외하고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받은 이달까지는 기본급의 50%를 받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아예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지난 3월 16일 정부는 여행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유급 휴직·휴업 수당의 90%(상한액 1일 7만 원)를 감당하기로 했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으며, 임금의 나머지 10%는 여행사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7월 말 기준, 전체 여행사의 42.5%가 이 지원금으로 직원의 토막 난 월급을 메웠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정부는 8월 21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180일에서 240일로 60일 늘렸다. 사업 기한도 2021년 3월 31일로 연장했다. 원래는 9월 15일 끝날 예정이었다.
그간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업계 메이저 여행사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오는 12월부터 연쇄적으로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음을 경고해 왔다. 매출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10%의 부담금도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모두투어는 지난 8월부터 직원 1100명 중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는데 내년 2월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길 예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정부 지원금을 받진 않지만 9월부터 6개월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무급휴직과 함께 300명이 넘는 여행 부문 직원 중 3분의 1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아 이미 인력을 줄였다.
다른 여행사들도 희망퇴직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자유투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명이 넘던 직원을 올해 상반기 30명 정도로 줄였다. 사실상 오프라인 사무실을 철수하고 영업도 중단했다.
NHN여행박사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알렸고, 희망퇴직 이후에는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무급휴직을 더 연장하거나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일은 최대한 없어야겠지만, 그만큼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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