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서 논의
[더팩트│황원영 기자] 정부가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국내 1, 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지붕 아래 놓이게 될 경우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이번 방안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결함 승인을 전제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혈세 투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열리는 회의의 핵심 안건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다. 당초 정부는 산경장 회의를 이달 말 진행하려 했으나 인수 방침이 시장에 알려진 만큼 공식 발표를 서두르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산경장 회의가 끝난 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다. 방안이 확정된 이후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로 인수에 참여하므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한진칼은 그만큼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갖춰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RO(정비) 조직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산은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후 정상화를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항공업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2개의 대형 항공사에 정부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 원을 소진한 후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 원을 추가로 지원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 4월 산은과 수운으로부터 1조2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예고돼 있다.
다만 이번 방안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전제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혈세 추가 투입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불가능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각을 세워온 사모펀드(PEF)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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