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쌀·고추' 지키고 '맥주·녹용' 내줬다…15개국 RCEP 협정 서명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이날 개최된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136개 수입 농산물 추가 개방

[더팩트│황원영 기자] 전세계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국내 농산물 시장이 추가로 개방된다. 민감 품목인 쌀과 마늘, 고추 등은 양허제외로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현재 30%인 일본산 맥주의 관세는 20년 후 0%까지 낮아지는 등 맥주, 열대 과일, 녹용 등은 개방하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15일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이날 개최된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된 우리 측 개방 품목(양허품목)은 136개다. 다만 핵심 민감 품목인 쌀(513%)·고추(270%)·마늘(360%)·양파(135%)·사과(45%) 등과 수입액이 많은 주요 민감 품목들을 양허제외로 보호하기로 했다.

따라서 핵심 민감품목인 쌀은 513%, 고추 270%, 마늘 360%, 양파 135%, 사과 45%, 배 45%의 관세가 기존대로 유지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입 농산물 수입 규모는 340억달러 규모로 이번 협정에 참여한 14개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은 연간 130억달러 규모다. 이번 협정으로 개방되는 품목의 수입액은 3억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1% 수준이다.

중국에는 녹용 등 4개 품목이 추가 개방된다. 중국산 녹용의 경우 현재 20%인 관세가 20년에 걸쳐 매년 1%씩 낮아진다. 8%의 관세가 부과됐던 덱스트린(변성전분)은 즉시 철폐된다. 또, 호주에는 돼지·양의 소시지 케이싱(27%) 2개 품목만 20년에 걸쳐 개방하기로 했고, 뉴질랜드와는 한·육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는 구아바·파파야·레몬·체리 등 일부 과일과 치즈 등 총 130개 품목이 추가로 개방된다. 반면, 바나나·파인애플 등 수입액이 많은 주요 열대과일은 양허 제외로 보호했다. 구아바(관세율 30%), 파파야(30%), 망고스틴(30%)의 경우 10년 뒤에 관세가 없어진다.

일본과의 농산물 시장 개방 협상으로는 총 750개 품목을 개방하기로 했다. 기존 FTA가 없어 신규 체결한 효과가 있는 일본과의 품목수 기준 자유화율(관세철폐 비중)은 46%다. 다른 FTA 평균 72%에 비해선 낮은 개방 수준이다. 우리는 일본산 청주(15%)와 맥주(30%)에 대해 수입 관세를 각각 15년, 20년에 걸쳐 매년 동일한 폭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수출 유망품목은 시장개방을 요구했다. 소주·막걸리(일본), 사과·배(인도네시아), 딸기(태국) 등의 품목은 관세 철폐로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번 협정에는 수입식품에서 위생검역 관련 중대한 부적격이 발생 시 수출국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등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규정도 반영됐다.

또 신선 농산물의 경우 RCEP 역내 우회수입 방지를 위해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적용하고, 가공식품의 경우 국내 원료수급 여건, 수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정부는 관련 법률에 근거해 이번 협정에 대한 영향평가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필요시 피해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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