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vs 오피스 희비…발주량 최대 70% 줄여
[더팩트|이민주 기자] 유통업계 최대 대목으로 꼽혔던 '빼빼로데이'(11월 11일)가 다가왔으나, 유통가 분위기는 밝지 않다.
대학가 인근 편의점들 마다 뚝 끊긴 발길에 일찌감치 기대감을 내려놓은 분위기가 이어졌고, 그나마 비교적 상황이 나은 오피스 밀집지 소재 편의점 점주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절반에도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11일 서울 마포구 소재 대학가 인근 점포 5곳과 중구 오피스 밀집지에 위치한 점포 7곳 등 서울 시내 편의점 10여 곳을 방문했다.
◆ "매대도 안 세웠어요" 텅 빈 대학가 앞 점포들
대학가 앞 편의점 점포는 외관부터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매년 빼빼로데이 일주일 전부터 점포 앞에 행사 매대를 세우고 행사 상품을 판매에 열을 올렸던 것과 달리 이날 방문한 5개 점포 중 외부에 매대가 설치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매대가 설치된 곳도 지난해에 비해 크기를 축소했다. 풍선이나 입간판은 온데간데 없었고, 인형과 꽃다발이 포함된 특별 상품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점포 입구에 부착된 스티커가 '빼빼로데이'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다.
대로변 매장은 작게나마 매대를 설치하고 호객에 나섰으나, 오전 동안 빼빼로를 구매하는 고객은 한두 명에 그쳤다.
점주들은 상품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발주량을 최대 70%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에서 CU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올해는 찾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매대도 설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빼빼로를 안 들여놓을 수는 없어서 입구 쪽에 진열을 했다"며 "발주량은 전년 대비 3분의 1로 줄였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학교 인근 세븐일레븐 점주는 "올해는 인형이나 꽃다발 같은 건(상품)은 주문도 안 했다. 빼빼로데이 이후에 분해해서 두고 팔 수 있는 빼빼로나 초콜릿만 소량 발주했다. 그마저도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에 종류별로 2~3개만 내놨다"며 "매대 설치를 할지 고민하다 (매장)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구매할까 싶어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 인근 점포 "발주 줄였다" 한목소리
오피스 인근 지역의 경우 그나마 빼빼로데이 행사 분위기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대부분 점포가 외부 매대를 설치하고 행사를 적극 홍보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빼빼로를 구매하는 고객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서울 중구 소재 CU 매장 앞에서 만난 한 여성 고객은 "오늘이 빼빼로데이인지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서, 동료 직원들에게 선물하려고 빼빼로를 사러 왔다"며 "직장과 가까워서 편의점으로 왔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매대 곳곳이 일찍이 비어 있었다. 광화문 인근 한 편의점 앞에 설치된 매대에는 남아있는 상품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점주들은 "예년만 못하다"며 코로나19 타격이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점주들은 전년 대비 발주량을 최대 절반까지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중구 소재 GS25 점주는 "매대에 상품이 다 팔렸다고는 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팔린 셈"이라며 "올해 발주량을 작년의 30% 수준만 했다. 어디나 상황이 비슷할 거다.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인근 CU 점주는 "오늘 아침에는 빼빼로를 사러 오신 분들이 좀 있다"며 "내부 매대에 진열한 상품은 다 팔렸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이번에는 미리 예상해서 발주량을 절반 정도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