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값 인상에 점주 불만 커져…'1인 시위' 노조 갈등 숙제로
[더팩트|이민주 기자] 취임 반년 차를 맞은 이병윤 맘스터치 대표이사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붙는 분위기다.
햄버거 값과 원재료 값을 인상해 주요 경쟁력인 '가성비 버거' 이미지를 버리고 문어발식 매장 확장으로 점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데다 노동조합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는 사모펀드 매각 이후 1년 가까이 내홍을 겪고 있다.
먼저 부진에 빠진 실적을 두고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맘스터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710억4700만 원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8% 줄어든 64억6800만 원, 당기순이익은 18.1% 떨어진 43억60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맘스터치 3분기 추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688억 원, 영업이익은 2.9% 감소한 46억 원이다.
이 대표가 꺼내든 가격 인상 카드도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맘스터치는 지난 6월 버거 단품 2종과 세트 4종에 대한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을 34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렸으며, 다른 버거 메뉴 역시 '잘 팔리는 것' 위주로 13종으로 축소·개편했다.
3개월여 후인 지난 9월에는 싸이버거 패티 한 봉지 공급가를 1500원 인상했다. 한 봉지에 10개가 들어 있어 패티 개당 150원이 오른 셈이다.
노조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 매각 소식에 노조가 출범했고 반발을 잠재우고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부 출신인 이병윤 대표이사를 대표 자리에 앉혔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산발적으로 시위 등을 이어가던 노조는 급기야 최근 매장별 1인시위에 돌입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 지부(맘스터치 노조)는 사측이 직원들을 무시한 채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임금 단체협약 타결을 주장하고 있다.
맘스터치 노조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마로푸드서비스 소유주인 사모펀드는 최근 78만5713주를 임원들에게만 스톡옵션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임금은 단체교섭 없이 3% 일괄 인상됐으며,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임금단체협약 교섭은 아직까지 타결되고 있지 않다.
노조는 "사측은 노조 활동을 전면적으로 제약하는 내용을 고집하면서 지금은 단체협약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이러고서 대외적으로는 사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노조와의 소통인 단체교섭을 무력화하려고 하면서 무슨 소통을 한단 말이냐"고 말했다.
무리한 몸집 불리기로 인한 점주들의 불만도 쌓여만 간다.
맘스터치는 최근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사모펀드 인수 후 목표 매장 수도 기존 1500개에서 2000개로 상향했다.
올해 오픈한 신규 매장만 50여 개다. 지난해 말 기준 맘스터치 매장 수는 1243개, 올해 9월 기준 1293개다. 주로 수도권 주요 상권에 출점했다. 그중에서도 가맹점 거리 제한이 없는 대형 쇼핑몰, 마트 등 특수상권에 신규 매장을 내면서 기존 매장과 상권이 겹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마로푸드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률을 요구해 교섭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원에게만 스톡옵션을 제공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임원들의 공헌 의지를 독려하기 위해 상법과 당사 정관에 의거해 부여한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지급이 아니라 매 회계연도 말 기준 회사가 별도로 정한 KPI의 달성 정도에 따라 주식매수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KPI가 달성돼 스톡옵션을 부여받는 상황이 된다면 매출과 이익 신장이 됐다는 것이며 이는 고객과 가맹점주, 협력업체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직원들에게도 회사 성장에 따른 보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마로푸드 관계자는 "현재 노조와는 임단협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임금인상 3%가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나, 더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 예년 수준 일괄 3% 인상을 우선 결정한 것"이라며 "노조 측의 인사권 항목, 비현실적으로 과도한 임금 인상률 요구 등 회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교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