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산정 불신·허위 미끼 매물 등 원인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가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소비자도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80.5%)은 시장에 대해 불투명, 혼탁, 낙후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이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중고차매매시장 소비자인식 조사' 결과보다 더욱 악화된 수치다. 당시 중고차 매매시장이 불투명, 혼탁, 낙후돼 있다는 응답은 76.4% 수준이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는 가격산정 불신(31.3%)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사고이력 등에 따른 피해(25.3%), A/S에 대한 불안(6.2%), 중고차매매업 관련 제도 미비 및 감독 소홀(6.1%)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고차 시장이 투명, 깨끗, 선진화됐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1.8%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7%였다. 중고차 매매시장이 투명·깨끗·선진화됐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사고이력 등 정보 접근 용이(31.4%)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나왔다. 중고차시장 관련 제도 정비 등(18.6%), 체계적인 중고차 매매단지(18.6%) 등 이유도 중고차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 나타났다.
한편 완성차를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찬성하는 소비자(63.4%)가 반대하는 소비자(14.6%)보다 4배 가량 많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매우 긍정(40.3%) △다소 긍정(23.1%) △보통(22.0%) △다소 부정(6.0%) △매우 부정(8.6%) 순으로 응답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성능·품질 안전과 구매 후 관리 양호(41.6%)가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대기업에 대한 신뢰(7.4%), 제조사 인증 중고차 이용 가능(6.6%), 합리적인 중고차 가격(3.0%)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대기업 중고차 매매시장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은 기존 매매업자 보호(54.8%)를 원인으로 꼽았다. 중고차 가격상승 우려(23.3%), 규제로 중고차시장 문제 해결(15.1%) 등의 응답도 나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 중고차매매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누적된 소비자들의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