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채널 다변화 위해 노력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애경산업이 화장품사업 부진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애경산업은 채널 다변화를 통해 해다 부문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지만, 업계에서는 특정 브랜드에 편중된 매출 구조 개선 없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522억 원, 영업이익 82억 원, 당기순이익 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 44.7%, 56.9% 줄어든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화장품 시장 위축으로 화장품사업은 매출액 471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 65.1% 감소했다.
특히 색조 화장품 수요 감소로 애경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특정 브랜드 의존도에 발목이 단단히 잡힌 모양새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은 '에이지투웨니스(AGE 20's)'가 이끌고 있으며 사업의 90%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에이지투웨니스'의 매출 대부분을 색조 화장품인 쿠션 팩트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더욱 컸다.
애경산업의 화장품사업 성과는 주로 홈쇼핑에서 발생했다. 배우 견미리를 모델로 내세운 '에센스 커버팩트'가 일명 '견미리 팩트'로 불리며 완판 행렬을 이어갔고, 2013년 3500억 원대였던 애경산업의 매출을 2019년 7000억 원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견미리가 2018년 12월 배우자의 주가 조작 논란으로 홈쇼핑에서 하차하면서 덩달아 매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고, 타사에서 쿠션 팩트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2018년 3545억 원이던 화장품 매출은 이듬해 3348억 원으로 하락했다. 견미리 배우자 이모씨 등은 증권투자방송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 바이오 회사에 대한 풍문을 유포하고 해당 주식을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2019년 8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또다시 꺾였다. '에센스 커버팩트'는 촉촉하고 광 나는 피부를 연출해줘 호응을 얻었으나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마스크에 잘 묻어나는 제형인 '에센스 커버팩트'의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유통 채널인 홈쇼핑 방송 횟수도 뒷걸음질쳤다. 올해 상반기 애경산업의 홈쇼핑 채널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4% 감소한 23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화장품 매출도 9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줄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미국 아마존에 화장품 브랜드관을 개설한 데 이어 최근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채널인 쇼피에도 입점했다.
지난 6월 미국 '아마존'에 '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관을 오픈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쇼피'에 공식 진출했다. 또한 중국 '티몰'에 '루나'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뉴얼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수요가 기초 제품 위주로 반등하고 있는 만큼 애경산업의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초 제품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데 애경산업의 경우 색조와 단일 아이템에 화장품사업이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애경산업 관계자는 "제품 관련한 계획은 현재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채널 다변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