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판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比 '반토막'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3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롯데케미칼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던 롯데정밀화학이 올해 주춤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했던 두산솔루스 지분을 인수해 신사업에 뛰어드는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지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 3167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2.5%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6% 급락한 결과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8.2%에 그쳤다. 2017년 1분기 7.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후 분기 기준 단 한번도 10%대 이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던 과거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인 케미칼 사업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재 사업 등 사업을 다루고 있다.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 중에서 올초 롯데케미칼에 합병한 롯데첨단소재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측면이 있으나, 롯데그룹의 최근 신사업 투자 행보와 맞물리면서 소재 부문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롯데정밀화학의 수익성 악화는 향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페인트 첨가제인 헤셀로스와 건축용 첨가재인 메셀로스를 생산하는 공정 증설, 식의약 생산라인 증설 등에 총 809억 원을 투자했다. 향후 같은 사업에 1800억 원 가량을 더 투자할 방침도 세우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배터리 동박과 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의 지분 약 20%를 확보하기 위해 29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설립된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크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롯데정밀화학이 현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채비율이 15.5% 대에 불과하며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연간 영업이익보다 높은 금액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올해 수익성 저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지분 31%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저유가 기조로 1분기 860억 원의 분기 적자를 내면서 8년 만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에 부침을 겪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코로나19 여파 완화에 따른 점진적 수요 회복으로 124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난해보다 60% 이상 감소한 수치로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대산공장 가동 중단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한 부담도 있어 향후 중장기적인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일부 평가를 받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이 올해 3분기 수익성이 주춤했지만 기존에 워낙 고수익을 내고 있던 회사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올해에도 수천억 원대 투자를 늘려가고 있고,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최근 투자 증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수익성 하락과 투자로 인한 비용 문제 등 우려에도 현재 추진중인 공장 증설 등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인한 주요 전방산업 수요 회복세로 매출은 전분기보다 개선됐으나 환율 하락으로 인한 판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에 맞춰 추진중인 메셀로스와 애니코트 등 증설을 차질없이 완료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