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사마다 신용등급 '들쑥날쑥…1등급 비중 18%p 차이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23일 은행 대출고객의 신용등급 분포가 신용평가사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업계, '평가 모델 차별화' 해명…윤관석 의원 "당국서 면밀히 살펴야"

[더팩트|이민주 기자] 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들의 신용등급 분포가 평가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장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 신용평가사 2곳의 은행 대출고객 신용등급 분포 현황을 확인한 결과 양사 간 1등급 고객 비중이 18.4%P 차이 난다고 밝혔다. 자료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입수했다.

NICE 평가정보의 경우 은행 대출 고객 중 신용등급 1등급 차주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2016년 9월 40.2%였던 비중은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 9월 48.1%가 됐다. 이 기간 1등급 고객 수는 226만4509명에서 310만8320명으로 80만 명 이상 늘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KCB 신용대출에서의 고객 등급 평가는 다른 양상을 띠었다. 양사 간 평가 대상 인원은 거의 차이가 없다.

같은 기간 KCB 신용대출 1등급 차주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 9월 말 기준 1등급 차주 비중은 2016년 9월 말 대비 0.5%P 감소한 29.7%였다. 이 기간 1등급 고객 수는 162만8729명에서 184만8609명으로 22만 명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경우 신용평가사별 신용등급 분포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평가기관별로 신용등급 분포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평가 모델을 차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관석 의원실 제공

NICE평가정보의 경우 1등급 차주의 비중이 52.9%인 반면, KCB의 경우 절반 이하인 16.2%에 불과하다.

3등급 이상 우량등급 고객 비중을 살펴보면, NICE평가정보 86.5%, KCB 75.3%로 KCB가 11.1%포인트 적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차주의 신용등급보다 담보물의 가액이 대출 심사에 더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특징을 가진다.

업계는 평가기관별로 신용등급 분포가 큰 격차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평가 모델을 차별화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신용등급 평가에 천편일률적인 모델을 사용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각사별로 최적화, 차별화된 평가 기준을 세우게 되면서 분포에 차이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평가 모델 차별화에서만 이유를 찾기에는 기관 간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CB 사의 신용평가 결과 차이가 큰 만큼 이를 대출 심사 시 참고하는 금융회사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신용평가등급은 대출 심사 결과에 반영돼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에게도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지표 권력'인 만큼, 공정하게 산출되고 있는지 신용평가회사에 인가를 내준 금융당국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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