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보유액 10억 원 유지 및 가족합산 원칙 무효화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정부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에 대해 내년부터 3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 중인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이 기존 10억 원을 유지하고 가족합산 조항은 폐지하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주주 기준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일 발의했다. 법안에는 야당 의원 16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개정안은 기존에 시행령으로 규정돼 있던 주식 양도소득 과세 과정의 소유주식 비율·시가총액 등을 소득세법으로 등극시켰다. 소유주식 비율·시가총액을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득세법 제94조에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을 10억 원으로 설정하고 시행일을 내년 4월 1일로 잡았다.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안을 무력화 하는 셈이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주식 보유액 기준이 10억 원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이 기준이 3억 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또한 현재 대주주 요건에는 가족 합산 원칙이 적용된다.

내년부터 대주주 판단 기준이 변경되면 올해 연말 기준 대주주가 내년 4월 이후 해당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낼 경우 22~33%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행 10억 원을 유지해달라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며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친가·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손녀 등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합산해 주식 보유액을 따지는 부분 역시 개인들은 '현대판 연좌제'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추 의원이 공동발의한 법 개정안에는 '주주 또는 출자자 1인'의 소유주식을 토대로 대주주 요건을 판단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가족합산 규정을 없애 개인별로 과세하겠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그동안 밝혀온 정부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전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 19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을 3억 원으로 낮추는 정부안에 대해 의견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대주주 요건 강화에 반대해온 국회에 의견을 묻는 형식을 빌려 확정된 정부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지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오는 22일과 23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다시 한번 내놓을 예정이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