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제타' 사전계약 문의 쇄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디젤게이트 이후 좀처럼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폭스바겐이 수입차 대중화 전략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콤팩트 세단 '제타'를 국산차 수준의 가격대로 내놓고, 초도 물량은 할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저가 전략이 수입차 시장에도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5일 브랜드의 핵심 전략인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3분기 만에 2020년도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라며 "4분기 중 신형 제타와 페이스리프트된 파사트 GT를 출시, 세단 부문을 강화해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 고객들이 수입 세단을 '첫차'로 선택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도록 이번 신형 제타의 론칭 에디션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수입 세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스바겐은 진정으로 한국에서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뤄내는 최초의 수입차 브랜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7세대 신형 '제타'의 엔진은 1.4ℓ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으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는 25.5㎏·m가 나온다. 변속기는 자동 8단이 채택됐다.
'제타'의 가격을 보면 국산차와 비교되고 있다. '제타' 프리미엄 모델이 2714만9000원, 프레스티지 모델이 2951만6000원에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프로그램 이용 시 최대 14%의 추가 할인을 받아 프리미엄은 2329만9000원, 프레스티지는 2533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금 구매 땐 12%의 할인이 적용된다. 이는 국산 준중형 세단과 중형 세단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이전 모델인 6세대 '제타'가 2.0ℓ 디젤 차량으로 가격은 3160만~3650만 원에 판매됐다. 엔진과 배기량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400만~700만 원가량 낮아졌다.
신형 '제타'의 초도 물량은 2650대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타의 사전 계약 대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사전계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라며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높은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던 폭스바겐 '제타'는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이후 국내에서 1만7000여 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자취를 감췄다가 올해 시장에 복귀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제타'에 이어 오는 12월 중형 세단인 '신형 파사트 GT'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중화 전략에 따라 '신형 파사트 GT'에도 파격적인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파사트의 가격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제타와 비슷한 가격 혜택과 프로모션을 고려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대중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렉서스, 재규어 등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가격이 낮고 국산차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라며 "폭스바겐코리아의 이번 대중화 전략은 가격대를 낮춰 국산차와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1~9월 1만27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3.6%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디젤게이트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폭스바겐코리아의 2014년 1~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3326대로 당시 수입차 시장 1~2위를 다투는 브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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