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저리 지원받아 용산구 신흥시장 내 건물 6억2500만 원에 사들여
[더팩트|윤정원 기자] 가수 정엽(본명 안정엽) 씨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총 6억1800만 원의 융자를 받아 서울시 용산구의 한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엽 씨는 최근 2년간 용산구 건물 2채를 팔며 22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용산구의 건물 2채를 매각하여 약 21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유명가수 A씨가 HUG로부터 융자를 받아 건물을 또 매입했다"며 "국토교통부가 정부지원 사업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가수 정엽 씨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제3자에게 매각하여 매각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스스로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주거를 바꾸어 임대와 수익사업을 직접영위하려는 층이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라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계획서에 쓴 내용과 달리 정엽 씨가 최근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제3자에게 매각해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소병훈 의원실은 설명했다.
앞서도 정엽 씨는 2015년 4월 8억 원에 매입한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소재 건물을 2019년 7월 22억 원에 매각했다. 2016년 6월 4억 3800만 원에 산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내 건물은 2020년 8월 11억6000만 원에 매도하면서 총 21억2200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여기에 더해 그는 HUG 수요자중심형 도시재생지원사업에 신청해 6억1800만 원의 융자를 받은 뒤 2019년 1월 자신이 소유한 회사 명의로 신흥시장 내 다른 건물을 6억25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엽 씨가 받은 수요자중심형 도시재생지원사업은 정부가 도시재생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에서 개인이나 법인이 건물을 건설·매입·리모델링해 임대상가나 창업시설, 생활SOC 등을 조성하는 경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총 사업비 50억 원 이내에서 70%까지 연 1.5%의 이율(변동금리)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병훈 의원은 "올해 HUG의 수요자중심형 도시재생지원사업 예산은 1636억 원에 이른다. 정부 사업이 부동산 투기에 활용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와 HUG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전매제한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원실의 주장과 달리 해당 건물은 여전히 정엽 씨가 소유 중이라는 게 소속사 측의 설명이다. 정엽 씨의 소속사 롱플레이뮤직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팔지 않고 갖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라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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