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대선조선 매각에 '원매자 찾기' 탄력 받을까

한진중공업 매각 작업을 이행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채권단이 국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선조선의 매각 소식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 DB

'국책은행 관리' 대선조선 10년 만에 매각…조선업 투자 심리 돌리나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오랜 수주 절벽에 따른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국책은행의 관리를 받던 대선조선이 10년 만에 주인을 찾을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책은행의 관리를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행하고 있는 같은 중형 조선사 한진중공업도 매각 작업에 탄력을 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부산을 기반으로 둔 중형 조선사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부산 지역 철강업체인 동일철강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가 대선조선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해외 업체에 매각될 가능성도 대두됐으나, 지난 7일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본입찰에는 동일철강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협상 테이블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동일철강이 조선업체가 아닌 철강업체이지만 조선용 형강을 생산하는 자회사 화인베스틸을 통해 조선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이 266억 원에 불과한 중소업체이기 때문에 부산지역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로 인수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대선조선이 조선소 2곳을 보유한 중형 조선사인데다가 10년 간 이어진 채권단 자율협약에 입각한 경영 정상화 방침으로 중소형 선박 분야 경쟁력을 키워오면서 최근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등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매각 작업이 원할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는 또 다른 중형 조선사 한진중공업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오랜 기간 동안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조선사를 인수하겠다는 업체가 나오지 않아 지연됐던 대선조선 매각 작업이 이제서야 일단락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진중공업 역시 채권단 체제 하에 경영정상화 작업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채권단이 임명한 이병모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이달 26일을 앞두고 아직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 인수 후보로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와 한국토지신탁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같은 업종인 조선업계나 산업계에서는 매각 후보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대선조선 영도조선소 전경의 모습. /대선조선 제공

그러나 10년 간 매각 후보자조차 찾지 못했던 중형 조선사 대선조선이 매각 급물살을 타면서 같은 중형 조선사인 STX조선해양과 함께 한진중공업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한진중공업이 올해 매각의 적기라고 보는 이가 적지 않다. 실제로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 4월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에 대해 공동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대상은 국내 주주협의회 및 필리핀 은행들이 보유한 보통주 총 6949만3949주(83.45%)이며 건설과 조선부문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75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하며 반등하고 있다. 채권단 협약에 따른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위해 사업 비중을 끌어올린 건설부문에서 유효한 성과가 이어졌으며, 조선부문에서는 아직 신규 수주가 없으나 주요 수주 품목 선종들이 하반기에 몰려 있고 지난해 150%의 수주목표를 달성한 저력도 있기 때문에 수익 기대감을 남겨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채권단이 이번 대선조선의 우선협상대상자 등장에 따라 매각 작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중공업의 주력 수주 선종인 방산 분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중소형 선박 발주 시장도 전망이 괜찮은 편이다.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건설부문도 원매자들의 매력을 끄는 요소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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