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노출 없던' GS 오너4세 허철홍, 그룹 간판 역할에 눈길

GS 오너4세 허철홍 GS칼텍스 상무(사진)가 올해 GS칼텍스가 추진하는 대부분의 신사업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GS칼텍스 제공

경영혁신부문장·오너 일원으로 보좌 역할 평가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GS그룹 '오너4세' 허철홍 GS칼텍스 상무의 최근 행보가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활발한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른 오너4세들과는 달리 비교적 외부 행사나 사업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올해는 회사의 신사업 관련 업무협약이나 행사에 대부분 모습을 드러내면서 간판 역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생인 허철홍 상무는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으로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 GS그룹 경영의 새로운 세대를 열고 있는 오너4세 중 한명이다. GS그룹을 15년 간 이끌었던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큰아버지이며 허진수 GS칼텍스 의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작은아버지다. 또 허철홍 상무는 과거 38세의 나이로 그룹 내 최연소 임원 승진자로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허철홍 상무의 지주사 GS 보유지분은 1.34%다.

다만 허철홍 상무는 이미 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던 다른 오너4세와는 달리 존재감을 보이지 않았다. 2017년 그룹 지주사 부장에서 GS칼텍스 상무로 자리를 옮겼으나 프로필 사진이 없을 정도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허철홍 상무의 행보는 기존과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사촌형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을 보좌함과 동시에 GS칼텍스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을 전면에서 이끌어가는 모양이다. 올초 미국에서 열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집합체로 불리는 'CES2020'에서도 삼성, SK, 현대차, LG 등 다른 그룹 오너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나 GS 오너 중 일원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를 둘러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허철홍 상무(오른쪽부터)가 13일 전남 여수 장도에서 열린 드론·로봇 배송 시연행사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권오봉 여수시장, 김기태 GS칼텍스 사장, 박종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특히 허철홍 상무는 13일 전남 여수 장도에서 GS칼텍스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드론 및 로봇 배송을 시연하는 행사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권오봉 여수시장, 박종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귀빈 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전문경영인인 김기태 GS칼텍스 사장과 함께 참석한 허철홍 상무는 여수 현장에서 GS칼텍스의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을 살펴보고 정부 부처와 지자체, 기관과 직접 소통하는 등 행보를 보였다.

또한 허철홍 상무는 같은달 7일 GS칼텍스가 베트남 세차업체 비엣워시 모회사인 '브이아이 오토모티브 서비스'와 2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계약 체결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허철홍 상무는 언택트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조광옥 GS칼텍스 소매기획부문장 상무와 함께 참석해 자회사인 GS엠비스의 차량정비 프랜차이즈 오토오아시스의 베트남 진출 추진과 GS칼텍스의 윤활유를 베트남 현지 공급하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이번 베트남 진출을 교두보로 다른 아세안 국가로 사업 확장 방안을 검토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허철홍 상무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기업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 모델 개발'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때 김정수 GS칼텍스 전략기획실장과 함께 자리했으며, 7월에는 GS타워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자전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때 김철민 GS엠비즈 사업부장 전무와 함께 GS칼텍스 신사업의 간판 역할로 나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GS칼텍스의 신사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행사에서 직접 현장을 찾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철홍 GS칼텍스 상무(왼쪽부터)가 지난 7월 2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전기자전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철민 GS엠비즈 사업부장 전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회사와 별도로 개인적인 '민간외교관' 활동도 눈에 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서 외교부의 인가를 받아 미얀마 정부로부터 인천시를 관할하는 명예영사에 임명된 것도 눈길을 끈다. 미얀마는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에 풍부한 석유·가스·전력 등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 사이의 인도양에 위치해 있어 아시아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허철홍 상무는 이날 자리에서 "아세안의 주요국가인 미얀마의 명예영사로 위촉된 것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민간외교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양국간 교류 증진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그의 사내 역할인 경영혁신부문장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본격적으로 신사업에 힘을 주는 상황에서 허철홍 상무가 그룹 오너로 역할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가 보유한 자산은 많지만 기존 주력 사업을 통한 수익구조가 탄탄한 대기업이다보니 신사업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데 비교적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GS칼텍스가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만큼 존재감이 높은 오너를 전문경영인과 함께 앞세워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노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물론 허동수 회장과 허세홍 대표가 GS칼텍스의 경영 전면에서 책임 경영을 이행하고 있지만 허철홍 상무 또한 그룹 오너 중 일원으로 부문장 역할에 맞게 직접 현장에 참석해 GS칼텍스의 미래 사업에 대한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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