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KT, 네이버·카카오와 겨룬다…웹툰 사업 강화 박차

지난 2월 KT에서 분사된 스토리위즈가 13일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최수진 기자

올 2월 분사한 스토리위즈 통해 웹툰 사업에 100억 원 투자

[더팩트│최수진 기자] "웹툰과 웹소설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언택트 문화까지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지속해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게 우리가 이 사업을 선택하고 뛰어든 이유다."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

◆ 집단 창작 시스템에 1차로 100억 원 투자

지난 2월 KT에서 분사된 스토리위즈가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웹소설 기반 원천 IP(지식재산권) 확보를 통해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KT는 통신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IP 확보→제작→유통'에 이르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는 'OSMU(원 소스 멀티 유즈)'다. 하나의 성공한 원천IP를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하는 것을 일컫는다.

스토리위즈는 원천IP 확보를 위해 할리우드식 집단 창작 시스템을 웹소설 분야에 도입한다.

통상 웹소설은 작가 1명이 기획부터 집필까지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스토리위즈는 데이터 분석, 기획, 집필, 교정 등 웹소설 창작에 필요한 요소를 세분화한 집단 창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슈퍼IP를 기획·제작할 계획이다.

IP 기획부터 제작까지 담당하는 창작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투자 및 유통 지원, 육성, OSMU까지 이어지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스토리위즈는 1차로 100억 원을 투자하고, 향후 추가 투자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웹툰, 시나리오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슈퍼 IP를 기획하겠다"며 "한 사람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끝내는 게 아니라 그 영역을 세분화해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집단 창작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또한, 육성 시스템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그 형태는 위탁 제작이나 용역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KT가 함께 참여하고 그 성과를 나눌 수 있도록 M&A 및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웹소설·웹툰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서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산업을 어떻게 리딩할 것인지, 콘텐츠 생태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KT그룹이 갖춘 역량에 스토리위즈의 창의성을 더해 KT그룹의 기업 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토리위즈는 웹소설 연재 플랫폼 블라이스의 작가 연재 기능을 강화해 유통·제작 역량과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진 기자

◆ 원천IP 발굴 강화…글로벌 유통사업 확대

스토리위즈는 현재 운영 중인 웹소설 연재 플랫폼 '블라이스'의 작가 연재 기능을 강화해 유통·제작 역량과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를 위해 초기부터 시행해 온 창작지원금 제도를 개편하고 특화 공모전,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창작 스튜디오와 연계해 1:1 맞춤 코칭을 진행하는 등 신인 작가 육성을 강화해 새로운 IP 발굴의 기반으로 활용코자 한다.

KT그룹과 연계해 공동투자를 진행하는 등 KT그룹 오리지널 영상 원천IP 공급기지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소속 스튜디오, 작가 그룹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KT 인프라를 활용해 경영 컨설팅, 유통 대행, 육성프로그램,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스토리위즈는 제작시스템 및 플랫폼을 뒷받침하기 위해 분사 이전부터 장점이었던 유통 역량의 강화도 추진한다. 중소 에이전시와 스타트업 유통 대행은 물론 직계약 작가, 슈퍼IP 계약을 집중적으로 늘려 유통 작품의 양과 질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유통강화와 함께, 일본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유통망도 강화한다.

특히 일본 시장은 출판만화와 라이트노벨 등 기존 콘텐츠 사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최근 K-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토리위즈는 일본 현지 인력을 직접 채용해 콘텐츠의 유통·제작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내와 같이 창작 스튜디오 설립, 전문 장르포털 구축 등 다양한 형태로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또한, 스토리위즈는 분사 이후 기존 시장을 넘어 미국, 프랑스, 태국, 인도네시아와도 글로벌 유통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글로벌 유통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유통이 제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도 많은 IP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이 발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이름 있는 유통사업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그 지역을 글로벌로 넓히겠다. 단순히 웹소설을 한 플랫폼에 유통하는 게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의 BM을 뽑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스토리위즈는 자사와 계약하는 작가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최수진 기자

◆ 스토리위즈 "우리와 계약한 작가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들 것"

스토리위즈는 작가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자사와 계약하는 작가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대표는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스토리위즈와 계약하는 작가들이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갈 수 있도록 드라마화, 영상화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 우리의 작가나 독자 수는 경쟁사보다 적을 수는 있어도 소수의 작가가 오더라도 만족하고 나갈 수 있는 그런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토리위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기존 웹툰 업체와는 다른 전략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스토리위즈만의 차별점은 네이버, 카카오 등과 단순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해진 시장의 파이를 뺏어오고 기존 작가를 데려오는 방식이 아니다. 새로운 작가를 육성해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고 시장이 더 클 수 있도록 KT와 스토리위즈가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유료고객 전환 전략에 대해서는 "핵심은 좋은 작품을 많이 영입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영상화를 통해 화제를 만들어서 역으로 고객을 유입시키겠다. 또, 기존 유명작가의 작품도 독점 제공해 유료 고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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