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내 수소 경제 현황과 과제 분석…"기술 투자 늘려야"
[더팩트|이민주 기자] 수소 활용 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소 관련 인프라가 태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내 수소 경제 현황과 과제' 분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소 경제는 활용(수소전기차, 연료전지발전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인프라나 기술력은 미흡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승용부문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4194대로 전 세계 1위다. 같은 기간 수소연료전지 발전량도 408MW로 1위다.
그러나 전 세계 수소 경제 관련 특허 출원 중 한국의 비중은 8.4%로 주요국 대비 낮았다. 주요국인 일본의 관련 특허 출원 비중은 30%다.
수소차 충전소 역시 주요국 대비 적었다. 국내 수소차 충전소는 34개소로 112개소인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독일 수소충전소는 81개소, 미국 70개소다.
주요국은 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해외수입을 통한 수소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 충전소,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구축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먼저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 개발에 집중해 2030년까지 20~40GW 규모의 물분해 발전주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호주, 브루나이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수입하는 국제 수소수입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 수소충전소를 112개에서 900개까지 확대하고 가정용 연료전지발전기도 10만 대 수준에서 530만 대로 늘린다.
미국은 풍력 발전 기반 수소생산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수소 경제 후발주자인 중국은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4대 권역(베이징, 상하이, 광동성, 대련)을 조성하고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나서는 중이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 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설치가 목표다.
전경련은 한국의 수소 산업 생태계가 수소 활용 분야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생산·저장·운송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경련은 "수소 경제 구축의 목표 중 하나가 에너지 자립에 있는 만큼 자체적인 수소 생산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수소 경제 구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부 연구개발 역시 최근 5년간 52%가 수소 활용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 수소 생산과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각각 22.9%와 12.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수소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수소 생산,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수소충전소 확충과 더불어 공공부문의 수소차 구입을 늘려 초기 시장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2940조 원으로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20% 수준이다. 수소 경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산업과 시장을 말한다.
전 세계 수소차는 승용차 4억 대, 사용차 2000만 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수소는 활용 과정에서 온실가스나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화석연료 대비 효율이 높아 미래 청정에너지로 손꼽히고 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