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에 증권사 CEO 줄소환 예정…긴장하는 증권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7일 시작된 정무위 국감장의 모습. /배정한 기자

정영채·오익근·장석훈 등 국감 증인 채택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금융권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사모펀드 이슈 등과 관련해 증권사 CEO들이 증인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국무조정실감사를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국감을 진행한다. 금융권과 관련해서는 12일부터 본격적인 감사가 시작된다.

금융권 국감에서는 지난해부터 금융권 내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된 사모펀드 사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사에서 판매한 다수의 사모펀드들이 잇단 환매 중단을 겪자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는 등 법적 공방이 일어났다. 또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와 뉴딜펀드 관련 보고서 삭제 논란 등이 주요 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감장에 출석할 증인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이 채택됐다.

정 사장과 오 사장의 경우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의 주요판매사 CEO 자격으로, 장 사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에 관한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모펀드 사태의 경우 주 판매처 중 하나인 은행권 CEO들은 이번 국감 출석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사태 이후 주요 금융지주들이 채권 및 증권시장 안정화 펀드, 소상공인 대출지원, 뉴딜펀드 등 각종 금융지원정책에 적극 참여한 점이 정치권으로부터 점수를 얻었다는 추측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사모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은행권 CEO들의 출석이 제외됐을 뿐 아니라 사태와 직접 연관이 있는 전현직 증권사 CEO들이 증인 채택에서 제외돼 허울 뿐인 소환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정영채(왼쪽) NH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사모펀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증인 출석이 허울뿐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더팩트 DB·대신증권 제공

특히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제외한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해당 사안과 직접 연관성이 적은 후임 CEO들이다.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의 경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오 사장은 2018년 말까지 대신저축은행 대표를 맡다가 2018년 말에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지난해 말 나재철 전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올해 초 대신증권 대표 자리에 앉았다. 라임펀드 사태는 나재철 전 사장이 경영권을 가졌을 당시 진행됐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와 관련돼 출석한다. 그러나 장 사장은 2012년부터 준비돼 2015년 본격화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과는 무관하다는 평이 따르고 있다. 경영권 승계 논란 시기 당시 장 사장은 삼성화재에 근무했고 이후 2018년 삼성증권의 대표대행을 맡은 뒤 같은 해 사장 자리에 앉게 됐다.

이에 정무위 국감에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및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논란과 관련해 직접 관련자들의 소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경영승계 및 사모펀드 등과 관련해 이번 증인은 직접 관련자가 아니라는 시선이 많다"면서도 "이미 증권사를 퇴사한 전임 사장들이므로 현 시점에서 출석요구와 문책이 이뤄지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pk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