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캔햄시장서 벌어진 격차 해법 있나
[더팩트|문수연 기자] 국내 참치캔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원F&B가 캔햄시장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분위기다.
캔햄시장에서 '스팸'을 앞세운 업계 1위 CJ제일제당과 격차가 수년째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치캔과 캔햄 시장에서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업체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 수립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격차 좁히기라는 과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캔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268억 원이다. 같은 기간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CJ제일제당의 '스팸'이 56.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원F&B '리챔'이 16.2%, 롯데푸드 '로스팜'이 6%, 대상 '런천미트' 2.5%씩을 차지하고 있다.
리챔과 스팸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매년 벌어진 이후 지난 2018년 27.4%p에서 지난해 40.5%p까지 늘었다.
스팸은 CJ제일제당이 1987년 미국 호멜사와 기술 제휴를 하며 국내 진출한 제품으로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87년 70억 원에서 1997년 520억 원으로 10년 사이에 빠른 성장을 보였으며, 2016년 3000억 원, 2017년 3500억 원, 2019년 4200억 원씩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액은 2018년 4조 원을 돌파했다.
후발주자인 동원F&B는 2003년 '짜지 않아 건강한 햄'이라는 콘셉트의 리챔을 출시, 캔햄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출액은 2003년 20억 원에서 2006년 180억 원, 2009년 400억 원, 2012년 860억 원, 2015년 1250억 원으로 급증했으나, 2016년 1300억 원, 2017년 1460억 원, 2018년 1600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몇 년 사이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업계 1, 2위 업체 모두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스팸 선물세트를 1만 원대부터 7만 원대까지 폭넓게 구성해 출시했으며,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춰 플라스틱 캡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 2종도 올해 처음 선보였다. 또한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식품 전문몰 'CJ더마켓'에서 기획전을 진행하고, 배우 유연석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동원F&B 역시 지난 5월 미니언즈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캔에 미니언즈가 그려진 '리챔 미니언즈'를 출시하며 리챔 브랜드 최초로 패키징에 디자인을 적용한 데 이어 올 추석에는 선물세트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트레이로 교체해 환경보호 요소를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원F&B 관계자는 "1위와 시장점유율 격차가 벌어졌지만 리챔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라며 "4분기는 비수기라 별도 신제품 출시 계획은 없지만, 연말에는 TV 광고를 통해 더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메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 양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스팸은 명절 기간에만 연간 매출의 60%의 판매량을 올리며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리챔의 경우 올 상반기 약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700억 원보다 15%가량 성장했지만 스팸의 명절 판매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원F&B가 CJ제일제당과 경쟁하기 위해 '건강'을 콘셉트로 내세웠으나 시장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동원F&B가 스팸을 대적할 만한 획기적인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데다, 올 추석 CJ제일제당이 플라스틱 캡을 없앤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명절에도 동원F&B가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