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한폭탄' 산업계 "자체 방역 강화해도 한계 있어"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산업계 전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재택근무를 확대하는 등 방역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고 있는 데다 유동 인구가 급증하는 추석 명절까지 다가오면서 '셧다운' 공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17일) 8명에서 이날 9명으로 늘었다. 공장 관련 확진자 수 역시 13명까지 늘어나면서 해당 공장은 주말까지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기아차의 차량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경우 1공장에서 '카니발'과 '스팅어', 2공장은 '프라이드'와 '스토닉' 등 수출 물량이 생산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내수 판매량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물량 수급에 제동이 걸릴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의 경우 지난 7월 28일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시행한 사전계약에서 단 하루 만에 2만3006대가 계약되며 국내 완성차 업계 사상 최단 시간·최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재 누적 4만 대 이상이 계약된 상황에서 최대 월 9000대가량을 생산하는 소하리공장의 가동이 멈춰 설 경우 당장 9월 판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밀접접촉자 151명을 분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주말 동안 확진자 추이를 살피고, 방영 당국의 지침에 따라 소하리공장 재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 가동이 멈춘 사례는 기아차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근로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하루 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생산라인 외에도 본사 건물 내 확진자 발생으로 사옥을 폐쇄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지난 1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용산 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SK그룹과 GS건설, 쿠팡도 지난달 본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옥을 폐쇄한 바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마다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확대·시행하는 등 방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이미 이달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이달까지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직무별 재택근무를 시범 운영 중이며 LG전자 역시 국내 모든 사업장의 사무직 지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 직원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기업마다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우려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사업장 간 이동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회의 및 생산공장과 사무실 소독과 임직원 대상 발열 체크를 확대·강화하는 등 내부 방역은 전례 없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라며 "그러나 외부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까지 100%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어 연휴 기간 확진자 수가 또다시 확산세로 돌아설 경우 기업들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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