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로봇이 서빙을" 노브랜드 버거, 시그니처 매장 가보니

노브랜드 버거가 비대면 미래 콘셉트를 담아 오픈한 시그니처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강남=이민주 기자

코로나19 대비 언택트 매장 첫 선…흥행 성공, 매장 앞 줄서기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확산한 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차별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국내 첫 시그니처 매장인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노브랜드 버거의 '미래 콘셉트'를 기반으로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패티 자동 조리장비 △서빙 로봇 △신메뉴를 체험해볼 수 있다.

매장 규모는 300㎡며 기본 콘셉트는 비대면이다. 매장 내 고객과 직원의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별도의 픽업 존을 구성하고 서빙 로봇이 주문번호와 음성으로 이를 안내·전달한다. 식품 위생과 맛 표준화를 위해서는 햄버거 재료 자동 조리장비를 도입했다.

노브랜드 버거 역삼역점은 직원과 고객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 고객과 점내 취식 고객의 픽업존을 A, B로 분리했다. /강남=이민주 기자

◆ 픽업존 A·B로 공간 분리…방역 철저, 동선 분리효과도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통상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과 사뭇 다른 실내 구조가 눈에 띄었다.

가로로 긴 형태의 유인 카운터 대신 해당 매장에는 입구 바로 왼편으로 무인 주문대인 키오스크가 줄지어 서 있고, 그 뒤로 픽업 존이 보인다. 같은 노브랜드 매장과도 차별화된 구조다. 통상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는 픽업과 이트인(매장 내 취식) 주문을 구분하지 않고 한 카운터에서 찾아가도록 하지만 이 매장은 픽업 고객을 위한 픽업 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 같은 구조 덕분에 고객과 직원의 접촉이 줄어든 것은 물론 고객 간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픽업을 원하는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픽업 존에서 로봇이 서빙한 봉투를 들고 가면 된다. 매장 내 취식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주문한 뒤 오른쪽으로 난 통로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매장 내 취식 고객은 카운터 오른편에 별도로 마련된 '픽업 B'에서 음식을 받아 갔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입장하는 고객의 체온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기계를 출입구에 비치했으며, 입장 시 반드시 출입명부를 적거나 QR코드를 스캔하도록 했다.

매장 내 좌석을 한 칸씩 띄우고 앉을 수 있도록 좌석 사이사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맛있는 거리 1m'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세웠다. 대기 시에도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바닥에 1m를 스티커로 표시했다.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역삼역 인근에 들어선 덕에 점심시간 햄버거를 먹으러 온 직장인들로 매장이 북적였다. /강남=이민주 기자

◆ 오피스 입지 한 몫…오전엔 TAKE OUT, 점심엔 EAT IN

'비대면'에 초점을 맞춘 노브랜드의 전략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매장의 입지도 모객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노브랜드 버거 매장은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역삼역 출입구와 매우 가깝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업계 전반에 수요 위축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점심시간이 되자 해당 매장 앞에는 수십여 명의 고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직원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픽업존 내 고객이 밀집되지 않도록 입장객 수를 제한했고 그 덕에 매장 앞으로 10여 명이 줄을 서 대기해야 했다.

한 때 주문은 30여 개가 잇달아 밀려들며 전광판을 빼곡히 채웠다. 매장 내에서 점심을 먹는 고객은 50명을 넘어섰다.

이른 오전에도 아침 대신 버거를 포장해가는 고객이 잇달아 들어섰다.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 노브랜드 매장에 앉아 음식을 먹은 고객은 20여 명, 포장 고객은 30여 명 수준이었다.

오전에 만난 한 여성 고객은 "가는 길에 포장하려고 왔다. 10시까지만 모닝 세트를 판매하고 있어서 시간에 맞춰서 왔다"며 "오픈 다음 날 오고 이번이 두 번째다. 에그치아바타 메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빙로봇(위)과 자동화 조리장비를 도입한 것 역시 해당 매장만의 차별점이다. /강남=이민주 기자

◆ "특이해서 와봤어요"…셔터 세례받는 서빙 로봇 '눈길'

서빙로봇에 대한 소바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고객들은 매장 내 서빙 로봇과 자동 조리장비가 신기한 듯 연신 사진을 찍었다.

점심시간 고객이 몰리자 픽업 로봇은 연신 픽업존 A를 왔다 갔다 하며 포장 음식을 날랐다. 포장 고객들은 픽업존 A 앞에서 대기하면서 로봇이 움직이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었다.

자동 조리장비도 눈길을 끌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 자동 조리장비가 빛을 발했다. 햄버거 번이 줄지어 이동하며 빠른 속도로 구워졌다. 구워진 번은 빠른 속도로 쌓였다.

픽업존 B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은 자동 조리장비 앞에서 번이 구워져 이동하는 모습을 한 번씩 구경하고 지나쳤다.

이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메뉴도 인기를 끌었다. 이 매장의 '하우스 스페셜' 메뉴는 칼조네와 피자 바게트, 상하이 핑거포크다.

햄버거 가격이 타 브랜드 대비 저렴한 덕에 사이드를 함께 주문해 먹는 고객이 많았다. 기본 NBB 오리지널 버거 단품은 2900원, NBB시그니처 버거는 3500원이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근처에서 일하고 있어서 점심시간에 와봤다"며 "로봇이 직접 서빙을 하는 광경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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