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풀린 추석…백화점, 프리미엄 선물로 수혜 볼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를 고려, 김영란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백화점들이 프리미엄 선물 비중을 늘리며 명절 특수 잡기에 나섰다. /남용희 기자

농축수산물 선물 20만 원까지…업계 "고가 선물 수요 늘어"

[더팩트|한예주 기자] 올해 추석 연휴 국내 백화점들의 프리미엄 선물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고향방문 대신 선물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범위도 한시적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재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절벽 해소와 긴 장마와 계속된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어촌 지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1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추석 명절 기간에 한해서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농축수산물의 선물 상한액을 지금의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해당되는 농축수산물 선물은 한우, 생선, 과일은 물론 농수산물이 50% 이상 포함된 가공 제품이다. 김영란법의 상한액을 일시적으로나마 상향 조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청탁금지법은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각각 3만 원, 5만 원, 5만 원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3·5·5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농축수산물 선물은 10만 원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두배로 높인 것이다.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태풍 피해까지 농어민, 축산농가의 시름을 덜겠다는 게 정부의 취지다.

때마침 20만 원대 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유례없는 비대면(언택트) 추석맞이가 본격화 되며 고향방문 대신 추석 선물로 대신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이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선물 가격대를 상향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소비 심리가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20만 원이 넘는 선물세트 일부 가격을 조정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남용희 기자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추석선물 본 판매를 앞두고 고가의 프리미엄 추석 선물 세트 비중을 평년에 비해 50%까지 높였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상품 및 인기 상품군의 물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20% 이상 늘렸다. 1등급 와이너리 와인 3병으로 구성한 'KS 1994년 올드 빈티지 그랑 크뤼 세트'는 700만 원에 2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최상위 등급 한우 세트는 100세트 한정으로 170만 원, 굴비 세트와 송로버섯 세트는 각 200만 원, 55만 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역시 4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 세트 물량을 전년 추석 대비 1.5배로 늘렸다. 특히 최고급 한우와 송로버섯, 자연 방목 한우 세트, 무항생제 암소 한우 세트 등 한우 관련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프랑스 게랑드 소금 등 최고급 소금으로 밑간을 한 프리미엄 소금 굴비 역시 지난해 추석 대비 물량을 두 배 늘려 12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 세트 물량을 지난해 대비 20% 늘린 가운데, 비대면 소비 수요가 커지자 온라인 전용 상품을 70% 늘렸다. 또한 모바일 앱의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대상을 전체 선물세트로 확대, 오는 11일엔 앱을 통해 온라인 추석 선물 세트 카탈로그도 제공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에는 20만 원이 넘는 선물세트 구성이 65%인데, 일부를 선물 가액범위 내로 재조정해 선물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커져 선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10~20만 원대 상품군을 다양하게 마련하기 위해, 22만 원이던 선물세트를 19만8000원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10~20만 원대 상품군과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0~20만 원대 상품군을 다양하게 배치하면서 판매 비중을 30%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향 소식이 들리자 20만 원대 선물세트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면서 "보통 선물세트는 2~3개월 전에 물량 계획과 상품 선정을 완료하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상품 구성과 물량 확대에 변화를 주기엔 한계가 있지만, 10~20만 원대 선물 물량 확보전이 뜨거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영란법 완화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대량으로 구매하는 법인 고객이 선물 한도액을 늘리면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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