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부동산 양극화 가속
[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계속해 커지고 있다. 경북의 아파트 13채를 팔아야 강남에서 1채를 살 수 있는 정도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8억8621만 원이다. 직전 달인 7월(8억8183만 원)보다 438만 원 올랐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서울에 이어 세종, 경기, 인천 순으로 조사됐다.
세종은 최근 아파트값이 급격히 상승해 평균 매매가격이 5억178만 원을 기록, 처음으로 5억 원을 넘어섰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4억1119만 원, 3억2204만 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싼 곳은 경북으로, 1억4041만 원 수준이었다. 경북 다음으로 강원 1억4380만 원, 전북 1억4792만 원 순이었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는 더 심화하고 있다.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8억148만 원에서 올해 8월 8억8621만 원으로 8473만 원 올랐다. 같은 기간 경북은 330만 원 상승했다. 최근 1년간 서울의 평균 매매가격이 10.6% 오르는 동안 경북은 2.4%에 그친 것이다. 두 지역의 격차도 지난해 9월 5.85배에서 지난달 6.31배로 더 벌어졌다.
서울에서도 강남권 아파트값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크게 다가온다. 서울에서 8월 기준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로, 17억5779만 원이다. 경북 평균 아파트값의 12.5배 수준이다. 강남구 역시 17억3833만 원으로 차이는 12.3배다. 경북 아파트를 13채 정도 팔아야 강남과 서초의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는 것이다.
서울과 격차가 줄어든 곳은 △인천(2.96배→2.75배) △대전(3.18배→2.81배) △세종(2.44배→1.77배) △경기(2.29배→2.16배)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최근 1년간 서울보다 평균 매매가격 상승폭이 더 높았다. 특히 세종의 경우 1년 전(3억2813만 원)보다 1억7365만 원(50%) 상승, 격차를 크게 줄였다.
서울과 지방 분양경기의 온도차도 극심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0.8로 전월대비 15.8포인트 하락하며 60선을 기록했다. 서울의 HS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86.3으로 전국 유일하게 80선대에 자리했다.
반면 △부산(54.8, 6.4포인트↓) △대전(50.0, 37.5포인트↓) △광주(62.5, 14.4포인트↓) △울산(57.8, 15.8포인트↓) 등 지방광역시는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50~60선을 나타냈다. △강원(50.0, 23.3포인트↓) △제주(52.6, 16.1p↓) △경북 (57.8, 35.5p↓) 등 비규제지역 역시 전망치가 급감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규제정책으로 인해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면서 입지여건이 양호한 서울에서만 일정 수준의 분양수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민간공급 위축과 함께 서울-지방간 양극화 추세가 심화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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