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고평가다?…불안한 '서학개미' 투자심리 흔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최근 움직이는 테슬라 주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투자자, 테슬라 등 주가하락에도 순매수 상승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들어 주가가 흔들린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주식을 두고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집계 기준 테슬라 예탁규모는 36억4350만 달러(한화 4조3339억 원)에 이르며 미국 주식 중 가장 높은 액수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투자자들이 매수한 테슬라 주식을 시가로 계산한 수치다. 2위는 애플(19억 3895만 달러)이 차지하며 두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웠다.

최근 '서학개미'라는 말이 탄생할 만큼 국내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 주식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서학개미는 국내투자자들 중 해외 주식을 직구하는 투자자를 이르는 단어다.

지난 8월은 서학개미들이 눈여겨본 종목들에 잇따라 호재가 터지며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저점을 찍은 주가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시장 전반이 급반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테슬라와 애플의 주가는 지난달 말 액면분할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와 애플은 각각 498.32달러, 134.18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미국 기술주 대부분이 급락한 상황이다. 이달 들어 테슬라는 15% 급락했고 애플은 9.8%,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6~7% 하락세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지난 1일 50억 달러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4.67% 하락했다. 지난 2일 테슬라 2대 주주의 보유 지분율 하락 소식에 3거래일 연속 18.33% 하락하며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주식분할 직후 애플 주가는 3.98% 급상승했지만 지난 2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4일 120.9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변동성에 '서학개미'들은 불안함을 떨칠 수 없는 한편 투자자들의 행보는 양갈래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애플은 최근 주식 분할이후 주가가 폭락했지만 오히려 국내 투자자들은 저점매수 찬스로 여기며 더욱 사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더팩트 DB

우선 테슬라와 애플 등이 상승가도를 달릴 때 사들이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현재 조정장세를 타이밍 삼아 사들이려는 움직임이다.

실제로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행렬이 지속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주(8월 31일~9월 4일) 국내 투자자들의 주간 기준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3억5379만 달러(약 4201억 원)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가 18% 넘게 빠진 1일부터 3일 사이에도 3969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애플 또한 지난주 1억924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테슬라와 애플의 최근 주식 분할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에 불을 지핀 것으로 분석된다. 주당 가격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매수세를 멈추고 주가등락을 지켜보는 투자자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풍부한 유동성과 각종 외부 요인에 의해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필요 이상으로 치솟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식투자 리서치업체인 뉴컨스트럭트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판매대수와 시장점유율을 분석했을때 테슬라가 매우 고평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는 "긍정적으로 분석해도 현실적으로 테슬라의 진짜 가치는 500달러가 아니라 50달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이것이 역사상 가장 큰 거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이 초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막대한 유동성과 성장주 쏠림현상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실제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높은 현상이 나타나며 이는 어느정도 리스크를 동반한다"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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