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내로남불' 따로 있나" 비판 봇물

[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부동산' 관련 언급을 일절 삼가면서 도마 위에 오르는 분위기다. '갭투자' 의혹의 중심에 서있지만 계속해 '코로나19'와 '국민'만을 열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낙연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상이 그렇듯이 재난도 약자를 먼저 공격한다. 재난의 고통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그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며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용취약계층, 소득취약계층은 생계가 위태롭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하루가 급하다"며 "특히 음식점, 커피숍, 학원, 목욕탕, PC방 등 대면 비중이 큰 업종은 거리두기의 직격을 받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나날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 관점으로 정부는 올해 네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고 있다"면서 "힘겨운 국민들께서 추석 이전부터 지원을 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 국회에 곧 제출될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여야 의원님들께 부탁드린다. 추경 심의과정에서 의원님들의 합리적 의견은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의 연설에는 최근 가장 '핫'한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수도권 '언택트(Untact)' 합동연설회에서도 "분명한 사실은 이제는 집으로 떼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날 연설의 주안점은 다른 곳만을 향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1대 국회 신규등록 의원 재산 내역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 5월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아침 3단지' 전용면적 174.55㎡(60평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17억5000만 원에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매수했다. 공동명의 지분은 이 대표가 11억7250만 원, 배우자가 5억7750만 원으로, 약 7대 3 비율이다.

매입가는 17억5000만 원이나 실제 이 대표 부부가 해당 아파트를 사는데 투입한 금액은 5억5000만 원 수준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에 전세 실거주 중인 세입자의 임대보증금 12억 원이 이 의원 부부의 채무(이 의원 8억원, 배우자 4억)로 잡혀있다. 전세를 낀 주택매수, 일명 '갭투자'다.

이 대표 측은 "현재 사는 경희궁자이 전세 완료 시기(2022년 2월)와 마침 같은 집이 있어 매입한 것이고 실거주 목적이기 때문에 갭투자가 아니다"라고 주장 중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갭투자는 부동산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익(갭)만 지불하고 구매해두는 행태다. 차후에 실거주할 계획이라고 해서 갭투자가 아니라는 이 대표 측 주장은 통념과 다르다.

이와 관련 국민들은 이 대표의 행보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세 끼고 집 사는 사람들이 갭 투자꾼이라더니 이사 갈 목적으로 1년 4개월 전에 집을 사두는 게 말이 되는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까지 갭투자를 하고 있으니 부동산 정책이 먹힐 리 만무하다"는 등 비판이 난무하다.

garde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