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김치 이어 과자까지 줄줄이 가격 인상
[더팩트|문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식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즉석밥, 과자 등 식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즉석밥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의 즉석밥 3종은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이고, 오뚜기밥 기준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오뚜기는 가격 인상 배경과 관련해 "최근 주원료인 쌀 시세가 꾸준하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앞서 지난해 1월 쌀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9% 인상한 바 있다. 햇반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상품인 햇반컵반 가격도 평균 6.8% 인상됐다.
일각에서는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원가 상승'보다 급증하는 수요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즉석밥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 늘어난 392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재료인 쌀값 역시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수확기 쌀값은 지난해 80㎏당 19만 원과 비슷한 19만1000원 수준이다.
즉석밥뿐만 아니라 최근 제과, 음료, 김치 등 다양한 식품 가격도 올랐다.
롯데제과는 최근 목캔디와 찰떡파이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하기로 했으며, 나뚜루 아이스크림 파인트와 컵 가격도 10.5% 올렸다.
롯데푸드는 지난 6월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2월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 '트레비', '아이시스8.0'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해태htb는 지난 4월 '갈아만든 배'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했다.
김치 가격도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김장을 직접 담그는 사람들이 줄고, 홈쇼핑 등 언택트(비대면) 채널을 통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상은 지난 5월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을 4년 만에 5.7%인상했으며, CJ제일제당도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올렸다. 특히, 올해는 전례 없이 긴 장마와 잦은 태풍 등으로 배추 공급이 줄고 있어 일각에서는 도미도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업체들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라며 "식품 가격 인상은 가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