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변화에…담배업계, '각양각색' 대응 전략 눈길

3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 KT&G, JTI코리아, BAT코리아 등 담배업체들은 최근 시장성을 감안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팩트 DB

전자담배 사용량 늘어…기관 인증·유통망 강화·라인업 개편 변화 시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올초 국내에 발발했던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 기조를 이어가면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상에 자리잡고 있는 기호품 중 하나인 담배 또한 비대면 바람을 타고 시장 변화를 겪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는 전자담배 선호도의 증가가 꼽힌다. 카페 등 매장 이용이 일부 지역에서 중단되고 공공 흡연장소나 건물 내 흡연실이 폐쇄됨에 따라 실내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냄새 저감에 상대적으로 효과가 있는 전자담배가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전자담배 수요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유해성 논란과 급격한 세재 상승으로 사실상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제외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19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보면 2019년 남성의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율이 6.7%로 2018년 4.5%에서 2.2% 올라 매년 감소하는 추세인 일반담배 흡연율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으로 발발한 지난 2월에는 전자담배 사용량이 13.1%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전자담배 흡연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국내에서 전자담배를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는 담배업체들은 최근 시장성을 감안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요가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고를 높이거나 이어가기 위해 기관 인증, 유통망 강화, 이벤트 활용, 라인업 개편, 신제품 출시 등 업체별로 각양각색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 1위 기종인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회사 비전은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강조하면서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앞장서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7월 온라인 웹 컨퍼런스 직후 아이코스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위험저감 담배제품(MRTP)' 승인을 받아 MRTP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알린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이날 "이번 FDA의 결정이 공중보건을 개선시키고, 가장 해로운 형태의 일반담배 위주 시장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연소 제품 위주 시장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내 담배 시장 1위 업체인 KT&G 또한 궐련형 전자담배 유통망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지난 8월 한국필립모리스 본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손잡고 PMI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릴'의 첫 해외 수출을 이루기도 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이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아이코스에 대해 위험저감 담배제품으로 마케팅 인가를 결정하면서 담배 시장 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팩트 DB

일본계 담배업체인 JTI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플룸테크'의 판매고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이어오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고객 한해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같은달 플룸테크 전용 팝업스토어를 서울, 부산 등에 마련해 플룸테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커피나 치킨·피자 추첨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올해 한국법인 설립 30주년을 맞은 BAT코리아는 분위기 쇄신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담배업계 첫 여성 CEO인 김은지 사장으로 수장을 교체하고 홈페이지를 새단장하는 등 조직 내외부 분위기를 새롭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히 BAT코리아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인 '글로'에 대한 향후 라인업 변화가 관심을 모은다. 지난 6월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시리즈를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감사 기획전을 갖은 후 라인업 제품 중 하나인 '글로 센스'를 출시 1년 만에 단종하고 '글로'와 '글로 프로'에 집중하겠다고 공지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일회용 전자담배 또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잉다. 연초의 잎이 아닌 뿌리나 줄기 등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이용해 만든 유사 담배의 일종으로 불리면서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궐련형에 비해 판매량이 높지 않지만 일부 편의점 접근성이 뛰어난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일회용 전자담배는 킴리코리아의 '버블'이나 몬스터즈의 '몬스터베이퍼', 죠즈의 '죠즈A'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달 1일에는 중국계 업체인 디베이프가 일회용 전자담배 '칵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도 했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들이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흡연 문화도 변화하면서 전자담배 시장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반 담배가 한 번 선택하면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 충성 고객이 많았다, 다만 전자담배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시장으로 분류되고 업체별로 제품 구성이나 특징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담배업체는 최근 시장 성장세를 감안하면 소비자를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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