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만간 하반기 공채 진행…CJ·SK·포스코·KT도 채용 돌입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둘 하반기 공개채용 일정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황 속 '공채 축소 및 폐지'의 현실화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달 중순쯤 공고를 내며 본격적인 하반기 신입사원(대졸 3급) 공채 일정을 시작한다. 서류 전형 이후 다음 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 상반기 공채에서도 별다른 사고 없이 온라인 GSA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삼성 공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한국 대학생들이 꼽은 가장 취업하고 싶은 직장 1위(유니버섬 조사 결과)를 기록했다. 더구나 하반기 대기업의 대규모 공채 비율이 높지 않아 다른 여러 기업의 상황을 검토할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상장사 530곳)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시채용(41.4%) 비율이 공채(39.6%) 비율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역대급 불확실성에 속에서도 삼성의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8년 8월 약속한 '3년간 4만 명 채용' 목표도 달성이 확실시된다. 삼성은 이달까지 누적 기준 3만2000여 명(80%)을 채용했다.
재계는 채용 규모가 가장 큰 삼성이 하반기 공채에 나서면서 얼어붙은 채용 시장에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재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삼성 공채 시작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 역시 공채 일정을 잇달아 내놓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한 기업 관계자는 "공채 일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다른 기업 움직임을 보고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외에도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둘 공채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CJ그룹은 오는 7일부터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 등 6개사가 참여하는 공채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 계열사들도 이달 중순부터 예정대로 하반기 공채에 들어가기로 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공채 공고를 게재했다. KT도 오는 7일부터 400여 명 규모의 수시·인턴십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LS그룹, DB그룹 등이 공채 일정을 잡고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도 올해 하반기 수백 명 규모 개발자를 뽑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채용 공고를 내며 취업난 해소에 앞장섰던 롯데그룹 역시 조만간 하반기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속 채용 방식을 놓고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을 하지 않을 순 없다"며 "구체적인 채용 일정은 추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채용 공고를 띄운 대기업들은 경영 환경 악화에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고 입을 모았다. 또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상반기보다 더 많이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도의 취업난을 고려해 공채 실시를 결정했다"며 "온라인 테스트 전형과 화상 면접 등을 철저히 준비해 안전하게 채용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147개사 중 하반기에 채용하지 않는다는 기업이 35.4%, 아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35.4%로 나타났다. 채용한다고 답한 기업은 29.3%에 그쳐 지난해 하반기 4년 대졸 신입직원을 채용한 기업(73.5%)에 비해 44.2%포인트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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