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나홀로 질주' 배터리 3사, 하반기 전망도 밝을까

2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5GWh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했다. /더팩트 DB

7월 들어 전체 시장도 반등세…중국 배터리 업체 반격 우려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역성장을 거듭했으나 7월 들어 사용량이 다시 오르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시장 침체에도 지난해보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선전했던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는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5GWh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했다.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4개월간 역성장 했으나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 결과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오른 53.3GWh로 집계됐다. 누적 사용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시장 수요 위축에 따라 1월부터 6월까지 집계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7월 들어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증가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업체별로는 단연 국내 배터리 3사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LG화학이 25.1% 점유율로 1위, 삼성SDI가 6.4%로 4위, SK이노베이션이 4.1%로 6위를 각각 차지했다.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5.6%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9%에서 2배 이상 오른 성과를 나타냈다.

또한 국내 배터리 3사를 제외한 10위 권 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모두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배터리 사용량보다 역성장하면서 'K-배터리'의 존재감이 부각되기도 했다. 10위 권 내 배터리 업체들인 중국 CATL(2위, -25.5%), BYD(5위, -60.8%), AESC(7위, -12.9), 궈시안(9위, -46.0%)와 일본 파나소닉(3위, -30.9%), PEVE(8위, -16.2%)은 전년보다 성장률이 감소했고 순위권에 첫 진입한 중국 CALB(10위, 73.7%)만이 체면치레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사업 호조 원인에 대해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가 증가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유럽 지역에서 유럽연합(EU)의 친환경 정책 확대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유럽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며 삼성SDI는 BMW와 폭스바겐 등을, SK이노베이션 다임러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지표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SNE리서치 제공

배터리 3사의 하반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7월 들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반등세에 접어드는 등 다시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3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 수요 반등세는 이들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에 시장 강자였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반격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내수 시장의 정상화 정책 등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물량 공세를 통한 추격이 거세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중국 업체인 CATL과 BYD는 올해 7월 성장률이 지난해 동월보다 각각 14.5%, 0.6% 감소했으나, 상반기 성장률 감소세보다 크게 줄이면서 시장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속적인 선방세를 보인 국내 3사가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시 한번 성장 동력을 점검하는 등 시의적절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게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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