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적자 및 차이나플러스 취소 등 영향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2018년 창사 이래 첫 TV광고를 내는 등 최근 브랜드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던 롯데케미칼이 상반기 광고선전비를 전년 대비 절반 가량 줄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홍보 전시회 불발과 상반기 수익성이 뒷걸음질 친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광고선전비는 올해 상반기 109억4580만 원으로 2019년 상반기 188억5037만 원 대비 42.3% 감소했다. 분기별로는 올해 2분기에 광고선전비가 51억3485만 원에 그치면서 116억6706만 원이 집행된 지난해 2분기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광고선전비 감소 원인에 대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홍보 활동 감소가 꼽히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품 가치 손실과 대산공장 화재 등 악재로 상반기 적자를 겪으면서 광고선전비 집행이나 홍보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광고선전비는 업종에 따라 업체마다 상이하지만 주로 영상이나 지면 광고, 전시회 참가 비용 등 회사와 제품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표적인 BTB(Business to business) 기업으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TV 광고보다는 사업자나 국가를 상대로 한 홍보활동에 주력해 왔으나 2018년 7월 창립 40여년 만에 첫 TV광고를 하는 등 활발한 홍보활동을 이어온 바 있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가 직접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인터넷 광고를 이어가는 등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이후 유튜브 채널에는 새로운 영상이 게재되지 않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면서 광고선전비 역시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사의 광고선전비의 경우 모기업인 그룹에 납부하는 브랜드 사용료에 대비해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9578억 원을 내면서 2019년 상반기 7조7564억 원에 비해 23%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상반기 영업이익 또한 531억 원 손실을 내면서 2019년 상반기 영업이익인 6455억 원 대비 적자 전환한 상황이다.
올해 5월 예정됐던 '차이나플러스'의 전격 취소도 광고선전비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전망된다. 차이나플러스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박람회로 글로벌 석유화학사들이 참여해 기술력을 뽐내고 브랜드 가치를 시장에 알리는 무대로 활용됐으나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특히 올해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와 합병 후 '통합 롯데케미칼' 출범 원년으로 기초소재와 첨단소재로 사업부를 나눠 소재 사업의 다양성을 강조해오면서 차이나플러스 참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산업계 전반적으로 사업 설명회나 광고, 심포지엄 등 개최를 줄이는 등 위축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롯데케미칼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손실을 냈기 때문에 효율적인 비용 운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하반기에 광고선전비를 더욱 줄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