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가 피규어·가습기 판매? 코로나 위기 속 '굿즈' 마케팅 강화

하이트진로는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어른이 문방구 두껍상회를 지난 17일 오픈해 자사 제품과 관련한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소비 아닌 소장 가치 제고 위한 주류 마케팅 열풍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주류업계가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자사 주력 주류 제품의 캐릭터나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굿즈를 잇따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국내 주류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뉴트로 열풍을 주도하면서 출시 후 높은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는 소주 진로의 캐릭터 두꺼비를 활용해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서울 성수동에 '어른이 문방구 두껍상회'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두꺼비 피규어, 러기지텍, 슬리퍼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만든 굿즈와 판촉물을 구하지 못한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고 지속적인 고객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용잔 패키지와 캐릭터 패키지 등 인기 제품으로 구성된 '럭키박스'를 주말 한정 판매 제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매일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 200명에게 선착순으로 요일병 두꺼비 뱃지를 제공해 5종류의 뱃지를 모은 고객에게 다른 굿즈를 증정하는 '두꺼비 뱃지를 모아라'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기 맥주 모델인 테라를 기반으로 한 '테라박스모양 병따개', 또 다른 맥주 브랜드 필라이트의 캐릭터인 '필라이트코끼리 인형', 국내 점유율 1위 소주 브랜드 참이슬을 모티브로 만든 '참이슬 백팩' 등을 판매한다. 판매 물량은 품목별 재고 수량에 따라 다르며 일부 품목은 조기 소진될 수 있으며 팝업스토어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유지된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소주의 원조 진로와 청정라거 테라의 성공은 고객들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두껍상회는 그동안 아껴주신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으로 마련했다. 앞으로도 진로와 테라가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수입 판매하고 있는 버드와이저와 스텔라 아르투아가 최근 출시한 굿즈의 모습. 왼쪽부터 버드와이저 홈 디제잉 굿즈 세트, 스텔라 아르투아 미니 트래블백 패키지. /오비맥주 제공

미국 맥주 버드와이저와 벨기에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를 수입 판매하는 오비맥주도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잇템'을 선보이면서 눈길을 끈다.

먼저 버드와이저는 지난 17일부터 온라인 셀렉트 편집숍 '29CM'에서 ‘버드와이저 홈 디제잉 굿즈 세트’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홈 디제잉 굿즈 세트는 미니 글라스 4종, 버드와이저 맥주캔 모양의 미니 가습기, 미니 미러볼 등 소셜 미디어 상에서 주목을 받았던 소품들로 구성됐으며, 미니 글라스 4종에는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역사와 가치가 강조된 로고 등이 새겨져 수집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아영 버드와이저 브랜드 매니저는 "버드와이저의 '#즐겁게넘'’ 캠페인에 보내준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집에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특별 굿즈를 제작했다"며 "캠페인 영상 속 헨리처럼 버드와이저와 함께 힘들고 답답한 집콕 생활도 즐겁게 넘겨버리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500㎖ 맥주 8캔이 들어가는 사이즈의 소형 캐리어로 활용이 가능한 '미니 트래블백 패키지'를 8월 말부터 전국 대형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장거리나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인적이 드문 도심 외곽으로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홈캠핑을 즐기는 여행족들을 위해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미니 트래블백 패키지의 트래블백은 일정 간격으로 긴 홈을 새겨 넣은 세로줄 패턴 디자인과 상단에 손잡이가 달린 형태의 가로 32cm, 세로 20cm, 너비 15cm로 구성됐다. 색상은 블랙과 실버 2종이며 모든 트래블백 안에 스텔라 아르투아 맥주 500㎖ 8캔을 담아 제공된다. 스텔라 아르투아 로고를 다양하게 변형한 스티커 25종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오비맥주는 지난달 패션 브랜드 게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오비맥주 캐릭터 랄라베어 티셔츠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주류업계가 이처럼 자사의 제품 가치를 활용한 굿즈 제품을 내놓고 있는 추세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외식 사업 침체로 주류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가정용 주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더운 여름은 시원한 맥주와 소주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오르는 주류업계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풀이된다"며 "대신 집에서 소규모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가정용 주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주류업체들은 주류를 소비가 아닌 소장의 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굿즈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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