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부터 온투법 본격 시행…옥석가리기 본격화될 듯
[더팩트|한예주 기자] 오늘(27일)부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온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이 제도권에 들어온다.
그동안 중금리 대출·투자시장을 개척한 '혁신금융'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잇따른 사기·횡령 사건으로 P2P에 대한 불신이 고조된 상황에서 앞으로 업체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P2P란 온라인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1·2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한 차주에게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빌려주는 시스템으로, 대안 금융으로 주목받았다.
온투법 시행으로 우선 달라지는 것은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P2P 금융이 제도권 금융으로 정식 편입된다는 점이다.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래 17년 만에 탄생한 금융산업법인 온투법은 금융 신산업을 육성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온투법이 시행되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업체만 P2P 금융사업을 할 수 있다.
등록을 위해선 연계 대출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자기자본요건(5억·10억·30억 원)을 충족해야 한다. 투자금과 회사 운용자금을 분리해 관리하고, 정보 공시 및 투자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의무화했다. 고위험 상품 취급은 제한된다.
상시 준법감시인 선임, 전산 전문인력 2명 배치, 전산장비·통신수단·보안 설비 구축 등의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업체들은 유예기간(1년)이 끝나기 전까지 정식 등록을 마쳐야 하므로 이 과정을 통해 부실업체는 상당수 걸러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일부 부실업체를 제외하면 상당수 대형업체는 제도권 진입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준법감시인, 변호사, 전산 전문인력 등 법에서 요구하는 인적 요건을 갖추고, 신규 준법감시인들은 주로 금융감독원,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이들로 채우는 중이다.
또 공시요건에 맞춰 재무·경영현황, 상품 유형별 건전성 지표, 차입자 정보 등을 정비했다. 내부통제규정과 이해상충방지체계 등의 시스템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법적 요건에 맞지 않는 업체들은 수면위로 떠오르고, 시장이 소수의 적격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제재를 통해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내외 대형 금융기관의 투자가 허용됨에 따라 미국처럼 검증된 소수업체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받아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업체도 나올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편, P2P 금융 통계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P2P 누적 대출액은(24일 기준) 총 11조2654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말 1조6820억 원에서 2018년 말 4조7660억 원, 2019년 말 8조6505억 원 등으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업체 수도 꾸준히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말 183개였던 P2P 금융업체는 2018년 말 205개, 2019년 말 237개, 올해 6월 기준 241개로 집계됐다.
연체율(30일 이상)도 치솟는 추세다. 미드레이트 집계 기준 연체율은 2017년 말 5.5%에서 이듬해 10.9%, 11.4%를 기록하다 지금은 16.3%까지 올랐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