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원 공동 투자' 제안 가능성 높아
[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최후의 담판을 벌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 및 채권단 등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과 이동걸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만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안을 의제로 1시간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논의를 위해 앞서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만난 바 있다. 두 회장의 만남은 지난 20일 이 회장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면담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정 회장이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양측의 회동은 세 번째로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라며 "기존에는 양쪽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던 것과 달리 이날 회동에서는 M&A 성사 가능성을 담판 짓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제안한 주요 내용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을 파격적으로 줄여주겠다"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에 1조5000억 원씩 공동 투자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구주(30.77%)를 3228억 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2조5000억 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HDC현산은 2500억 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유상증자를 포함해 회사채·자산담보부대출(ABL) 발행 등 약 1조7600억 원을 조달했다.
현재 산업은행 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이미 지원한 영구채 등 8000억 원 외에 추가로 7000억 원을 지원해 총 1조5000억 원을 자본으로 확충해주자는 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5000억 원 수준의 유상증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부채 부담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오늘 오후 정몽규 회장과 이동걸 회장의 회동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두 회장이 나눈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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