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VLEC 2척씩 수주…"기술력 입증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초대형 에탄운반선을 각각 2척씩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더팩트 DB

양 사, 역대 VLEC 20척 발주 중 16척 따내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크기 에탄운반선(VLEC)의 수주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VLEC 건조가 액화천연가스(LNG) 선처럼 고도의 건조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국내 조선사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길이 230미터, 폭 36.6미터, 높이 22.8미터, 9만8000㎥급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을 각각 2척씩 수주했다. 계약규모는 한 척당 약 1억1000만 달러(약 1300억 원) 수준이며 올해 세계 조선 시장에서 나온 첫 VLEC 발주 물량이다.

VLEC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선박으로 분류된다. 영하 94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에탄을 액체로 바꿔 화물창 온도를 조절해야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VLEC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6척 발주가 진행된 후 이번 발주까지 총 20척 중 16척을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수주하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선박이기도 하다. 이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각각 11척, 6척의 VLEC를 건조하게 됐다.

척당 가격이나 발주량은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NG선보다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셰일가스 개발이나 글로벌 석유화학 분야에서 에탄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뤄지고 있어 향후 발주량 증가도 기대되는 분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선박 신조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고객 맞춤형 신기술 개발과 비대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LNG선 6척을 포함 총 25척의 선박을 수주한데 이어, 남은 기간에도 추가 수주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VLEC는 향후 미국,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되는 시장이다"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20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선사인 바흐리사로부터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5만 톤급 PC선 10척을 수주하면서 수주 낭보를 연이어 띄우고 있다. 해당 선박들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2022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셔틀탱커 3척, LNG 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등 총 7척을 수자하면서 7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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