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겹치는데…대림산업-대림건설 합병 가능성은?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의 합병설이 대두하고 있다. /더팩트 DB

석유화학사업부 공식 분할 임박 소문에 합병론도 '솔솔'

[더팩트|윤정원 기자] 대림산업의 석유화학사업부 분리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일각에서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의 합병설이 대두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석유화학사업부에 속한 필름사업부를 단순‧물적 분할해 대림에프앤씨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에서 생산하는 PE·PB·EPO의 판매를 담당하던 대림코퍼레이션의 마케팅영업부는 지난해 8월 대림피앤피로 분리된 바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에 남아있는 석유화학사업부도 근시일내에 공식 분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석유화학사업부가 대림에프앤씨, 대림피앤피와 손을 잡으며 몸집을 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진작 대림산업 공식 홈페이지와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문 홈페이지는 분리된 상태이기도 하다.

석유화학사업부가 빠져나간 뒤 대림산업에 남아 중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단연 건설 부문이 될 수밖에 없다. 대림산업의 사업은 크게 건설과 제조 에너지, 기타 등으로 나뉘는데, 현재도 매출의 80% 이상을 건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 매출 비중을 보면 △주택 54.6% △토목 16.7% △플랜트 9.8% 등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 지난달 대림산업의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이 힘을 합쳐 대림건설로 탈바꿈하면서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은 일감을 본격적으로 나눠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대림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8089억 원 수준이다. 삼호가 고려개발을 흡수 합병해 대림건설로 거듭나면서 대림건설(옛 삼호)은 전년 대비 13계단이나 뛰어오르며 시공능력평가에서 17위를 기록했다.

시평 3위인 대림산업(11조1638억 원)과 대림건설 간 격차는 상당하지만 최근 주택정비사업 먹거리가 드물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들 또한 소규모 사업지에 발을 담그는 추이다. 이 과정에서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는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이 같은 사업지를 탐낼 수도 있는 노릇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대림산업과 대림건설 간 협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지, 섣불리 합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합병 가능성을 낮게 치는 우선적인 이유는 '임금'에 있다.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의 임금 격차는 20~25% 수준이다.

대림산업 내부 관계자는 "대림산업과 삼호, 고려개발의 임금은 대략 7대 6대 5 정도로 보면 된다"면서 "삼호와 고려개발이 힘을 합치면서 대림건설로 몸집을 키웠다고는 하지만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을 동일선상에 두고자 하면 (대림산업)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임금 문제도 그렇고 브랜드 가치를 따져도 간극이 크기 때문에 합병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논외지만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도 임금 이야기로 말이 상당히 많았다. 인수 주체인 금호보다 대우건설의 임금이 월등히 높아 금호에서 벙 쪘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합병설과 관련 대림산업 관계자는 "합병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대림산업은 대규모 개발과 서울 중심으로 한 고급 단지에 주력하고, 대림건설의 경우 지방과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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