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누적 수주는 中 이어 크게 뒤진 2위…하반기 LNG선 등 발주 기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조선산업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수주 물량 중 74%를 수주하면서 월별 수주 실적 1위에 올랐다. 중국을 제치고 월별 수주 '톱'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기세를 모아 하반기 반등에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13일(한국시간)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발주된 선박 68만CGT(24척) 중 한국이 50만CGT(12척)을 수주해 14만CGT(8척) 수주에 그친 중국을 제치고 월별 수주 실적 1위에 올랐다. 3위 일본은 7월 3만CGT(1척) 수주에 그쳤다.
다만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된 올해 누계 실적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3분의 1도 못미치는 수주량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이 기간 168만CGT(49척)의 발주를 따내는 동안 중국은 374만CGT(164척)으로 전체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수주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 부진에 따라 목표했던 연간 수주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형사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그마나 상반기 연간 목표 수주액의 20%를 달성해 체면치레를 했으며, 현대중공업그룹(13%)과 삼성중공업(6%)은 목표액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의 실적 목표 달성율을 상반기에 기록했다.
중형 조선사의 상반기 수주도 부진했다. 성동조선과 대한조선 등 중형 조선사의 상반기 수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7%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수주 기대감을 드러낸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올해 수주가 아직 '제로(0)'이다. 7월에서야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재개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낭보를 띄웠으나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 부진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전반적인 발주량이 크게 감소한게 원인으로 보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글로벌 발주량은 661만CGT로 1573만CGT가 발주됐던 지난해에 비해 40% 수준에 그쳤다.
또한 한국 조선사의 주력 수주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대형 발주 프로젝트의 지연도 국내 조선사의 상반기 수주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카타르, 모잠비크, 러시아 등 대형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예고되면서 올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카타르를 제외하고는 프로젝트 진행이 더딘 모습이다.
동시에 국내 조선사들이 하반기 예고된 수주를 7월처럼 쓸어 모은다면 반등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 6월 도크 계약(가계약)을 맺은 카타르 프로젝트를 비롯해 기대를 모았던 모잠비크와 러시아 등 LNG선 대량 발주가 하반기에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경우 도크 계약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도합 100척 가량의 수주를 기대하게 하고 있으며, 모잠비크 프로젝트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 이상의 건조의향서(LOI)를 받은 상황이다.
러시아 프로젝트 또한 삼성중공업이 5척을 수주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5척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로열더치셸의 PC선 프로젝트에서 최대 12척을 수주하면서 낭보를 띄우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발주량 감소는 1월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로 선사들의 관망세도 영향이 있으나, 올초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며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여파와 저유가 장기화 기조에 따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어려우나, 위축된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지연됐던 LNG 프로젝트 등 발주가 속도를 낸다면 국내 조선사의 연간 수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