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회장 "차남 조현범,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31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최근 가족들이 경영권을 놓고 갈등의 조짐을 보이자 오래전부터 차남 조현범 사장을 최대주주로 점 찍었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더팩트 DB

조양래 회장 "매주 골프 즐기며 건강하다"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었다. 최근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한 첫째 딸의 행동이 당황스럽고 마음 아프다."

31일 조양래(83)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최근 가족들이 경영권을 놓고 갈등의 조짐을 보이자 이 같은 입장문을 내놨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 방식으로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매각했다. 조현범 사장은 지분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결정이 정상적인 판단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법원에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조양래 회장은 다음 날 입장문을 통해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매각한 것은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고 건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 방식으로 차남 조현범(사진) 사장에게 매각했다. /더팩트 DB

그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라며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 걷기운동도 한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양래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한 것에 대해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그는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며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라며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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