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채운 도곡한신 "상승여력 작용…차선책 선택한 듯"
[더팩트|윤정원 기자] '똘똘한 두 채' 소유자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잠실 '갤러리아팰리스'를 매물로 내놓고 '도곡한신'을 보유하기로 했다. 김 수석은 왜 잠실 아파트를 내놓고 도곡 한신을 택한 것일까.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 수석이 잠실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한 것은 도곡 한신아파트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1년 2월 당시 역삼 한신아파트였던 도곡 한신을 사들인 후 이곳에서 자녀들을 키우며 29년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건축 연한을 채운 도곡한신을 쥐고 있는 편이 미래 가치를 위해서도 더 낫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으로 부정 여론이 거세지자 이달 안으로 다주택 고위 공직자들에게 "집을 처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아파트 처분 여부나 다주택 보유 사유와 관련해 계속해 함구하고 있었으나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매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전용면적 84.74㎡(30평형)를 소유하고 있다. 도곡한신은 1988년 7월 준공된 단지로, 5개 동, 421세대, 전용면적 58.46~116.24㎡ 규모다.
도곡한신은 매물이 상당히 드물지만 최근에는 2곳이 등장한 상태다. 가격대는 17억 원~17억 2000만 원 수준이다. 도곡한신 인근 H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올해 3월 전세 들어간 15층 매물이 17억2000만 원에 나와 있다. 주인이 17억5000만 원을 불렀으나 17억2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1층에 바로 입주 가능한 매물은 17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의 배우자는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전용면적 123.29㎡(47평형)를 갖고 있다. 2005년 1월 지어진 갤러리아팰리스는 3개 동, 741세대, 전용면적 84.44~244.73㎡ 규모로 구성된다. 갤러리아팰리스는 지난해 1월 15억 원(10층)에 거래됐고, 올해 6월 16억8000만 원(11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현재 해당 평형 매물은 17억 원~20억 원가량이다.
단지 인근 W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갤러리아팰리스의 경우 급매가 나온 것은 없다. 하지만 층별로 매물은 다양하게 나와 있는 상태"라며 "뷰가 괜찮은 25층 이상은 20억 원 수준으로 보면 된다. 층수를 낮추면 17억 원대로도 거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이 평형도 더욱 널찍하고 준공연도도 늦은 갤러리아팰리스를 내놓기로 한 것은 도곡한신의 추가 상승여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도곡한신은 재건축 연한도 채운 데다 현재 재건축 추진위원회 발족을 진행 중에 있다.
도곡한신 인근 D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아직 도곡한신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은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1986년 지어진 인근 우성아파트는 안전진단을 마쳤다. 요새 부동산 정책 때문에 시끄럽긴 하지만, 도곡한신 준공년도가 1988년이니 슬슬 (재건축) 시동을 걸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곡한신은 김조원 민정수석 명의고 갤러리아팰리스는 아내 소유다. 7‧10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가 늘었다고는 해도 명의가 다르기 때문에 두 아파트를 쥐고 있는다면 보유세는 1300만 원정도에 그친다"면서 "김조원 민정수석에게는 둘 다 아픈 손가락이겠지만 도곡한신은 재건축 가능성도 있으니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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