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노사정 협약 후 정상화…노조원 절반은 창원시 공공근로 투입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조업 중단과 노조 파업 등으로 선박 건조를 가동하지 않았던 STX조선해양이 두 달 만에 조업을 재개했다. STX조선해양은 선박 인도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선박 건조 과정의 정상화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27일 오전 8시부터 경남 진해에 위치한 진해조선소의 조업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노조의 부분파업 때 현장을 떠났던 STX조선해양 소속 생산직 노조원 470명 중 230명이 이날 출근했으며, 절단 및 가공 등 선행공정에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출근하지 않은 나머지 생산직 노조원 절반은 다음달 1일부터 창원시가 제공하는 공공근로에 투입된다.
이번 STX조선해양의 조업 재개는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1일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3년 여간 진행됐던 생산직 직원들의 무급 순환 휴직의 연장 등을 통보한 후 노조가 반발하면서 갈등을 겪어왔던 문제가 일부 해소된 데 따른다.
앞서 STX조선해양 노조는 사측이 수주 부진을 이유로 무급 순환 휴직을 연장하고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통보하자 무급 순환 휴직자의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회사는 조업 차질을 막기 위해 노조에 파업 철회를 촉구했으나, 노조는 무급 순환 휴직에 대한 장기화로 이미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주장하면서 사측과 맞서왔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고자 하는 회사의 방침을 받아들여 생산직 500여 명이 무급 순환 휴직을 해왔다. 무급 순환 휴직에 돌입한 인원 중 절반인 250명이 2개조로 번갈아가면서 6개월 씩 일했고 1년 중 나머지 6개월은 월급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STX조선해양의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못했고 회사는 노조 파업으로 선박 건조작업에 차질이 생기자 결국 지난달 17일부터 조선소의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STX조선해양의 조업 재개가 지난 23일 노조와 회사, 지자체 간에 맺은 협약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협약에 따르면 경남도와 창원시는 투자 유치 및 공공근로 제공 등 방법으로 STX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지원했고, 노조는 파업을 해제하고 회사는 조선소를 가동해 근로를 시작하게 됐다. 다만 STX조선해양은 코로나19 여파와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올해 단 한척의 신규 수주 물량이 없어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수주가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이날 조업 재개로 출근한 직원들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절단·가공 등 선행공정에 투입됐고, 탑재·조립·도장 등 후속 공정을 포함해 선박 건조 전 과정의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과거 수주를 해놨던 선박에 대한 건조를 빠른 시일 내로 진행해 선박 인도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