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 이달 내 2Q 실적 발표…시장 선전에 수익 전망 관심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내친김에 오랜 숙원이던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생산력 증대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전략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호황 전망으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3사는 다음주 중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을 연달아 발표한다. 삼성SDI는 28일, SK이노베이션은 29일, LG화학은 31일 올해 2분기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3사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전지 및 배터리 관련 분야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현상에도 전기차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한 탓 각 사의 전지 부문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다. 실제로 LG화학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보다 가파른 성장세가 감지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32.5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감소한 반면, 국내 배터리3사의 누적 배터리 사용량 합계는 같은 기간 34.8%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6.4%를 뛰어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실적 상승 전망을 가장 밝히는 곳은 올해 전 세계 업계 1위에 등극한 LG화학이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주력 사업이던 석유화학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전지 사업 부문을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만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올해 수익성에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 부문에서 올해 첫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의 전지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이후 2번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다만 기존 시장 강자였던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면서 지난해 3위였던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자 평가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LG화학이 2분기 전지 부문에서만 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전지 부문에서 4543억 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518억 원의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올해 누적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4위와 7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내 전지 부문에서 흑자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생산력을 늘리기 위한 지속된 투자의 결실이 시장의 호황 전망에 따라 올해 안에는 성과를 낼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먼저 삼성SDI의 경우 스마트폰 배터리, 전동공구, 청소기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와 전기차 배터리, ESS 등에 활용되는 중대형전지 등 두 사업부에서 올해 2분기 적자 또는 100억 원에 영업이익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핵심 수익성 역할을 했던 스마트폰 배터리 수요가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악화된게 원인이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의 중대형전지는 올해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력과 기술력 증대를 위한 투자로 시설투자비용에만 1조59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투자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을 모은다.
또한 삼성SDI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I의 천안 사업장에서 국내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만큼 올해에도 배터리 사업의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어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3사 중 유일하게 올해 1분기 전지 사업부를 포함한 전체 회사 영업이익에서 분기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이 아직 흑자 궤도에 오르기에는 무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사업의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고 시장에서도 후발주자인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크게 증가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중국과 헝가리 공장의 증설을 완료하고 미국 공장은 증설하고 있는 등 여전히 생산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 시장점유율에서도 지난해 보다 2배 넘게 성장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배터리 사업에 대한 사업 비중을 꾸준히 높혀가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장세를 이루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매출액 중 배터리 부문의 매출 비중은 1.9%였으며 지난해 2분기 배터리 부문 적자는 670억 원이였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3사가 이달 내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희비가 엇갈릴 수 있으나 당장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도 향후 일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온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 될 여지가 높다"며 "올해 주요국 전기차 판매가 코로나19 여파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증가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지 및 배터리 부문이 성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