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불완전판매 의혹에 보상차별까지…도마 위 오른 정일문 '신뢰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최근 불거진 각종 사모펀드 관련 사태 등 악재에 휘말리면서 경영 신뢰도에 금이갔다. /더팩트 DB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의혹 등 겹악재에 신뢰도 하락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증권) 사장이 경영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최근 불거진 각종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한투증권이 불완전판매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금융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은 물론 최고경영자(CEO) 신뢰도 하락에 따른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굵직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터질 때마다 한투증권의 이름이 거론됐다. 현재 문제가 된 펀드 중 한투증권이 판매에 관여한 펀드는 옵티머스 펀드, 팝 펀딩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젠투파트너스 펀드 등이다.

투자자들은 최근 연달아 터진 사고로 분위기가 흉흉한 사모펀드 시장에서 자주 이름이 나온 것 만으로도 한투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팝펀딩 펀드와 관련해서는 상품 판매 과정에서 범죄행위 정황마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제안서 등을 통해 설명된 대출채권의 일부 차주의 명단과 차주 과거 대출 상환이력이 허위였다는 점 등 불완전판매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이에 팝펀딩 펀드 피해 투자자들은 이달 초부터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한투증권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 등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펀드 보상과 관련해서도 팝 펀딩 투자자들이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향후 상품판매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팝펀딩 투자자들에 따르면 한투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때와는 다른 규모로 팝펀딩에 대해 보상 한데다, 같은 팝펀딩 펀드 투자자들 간에도 선보상 비율을 달리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달아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는 한투증권에 대해 "상품에 대한 검증 절차를 축소한채 무리하게 판매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펀드들의 부실여부를 사전에 인지했든 못했든 리스크관리에 여러번 실패했기에 투자자들로부터 판매사로서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펑가사 무디스는 지난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한투증권은 지난 1분기 국민연금 거래증권사에서도 제외되는 등 시장 신뢰도 추락을 방증하기도 했다. /더팩트 DB

이러던 중 신용평가 업계에서조차 한투증권의 신뢰도를 낮추면서 한투증권의 신뢰도 하락에 무게를 더했다.

국제 신용펑가사 무디스는 지난 22일 한투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한투증권 신용 등급의 경우 'BBB'를 유지했지만 향후 리스크 축소 조치의 지속가능성 등에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함께 하향조정이 검토 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이같은 평가가 이어짐에 따라 정일문 사장의 경영 신뢰도에도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업계 안팎의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2년 재직 기간 중 27년을 IB본부에서 일하는 등 증권업계 내 정일문 사장은 IB업계에서 '대부급'으로 불린다. 그러나 성과위주의 증권업계 분위기와 영업이 중요한 IB업무 특성상 정 사장이 리스크 관리에는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익을 우선시 하다보니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모펀드들에 대한 사전 관리가 느슨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투증권은 고용노동부 OCIO(외부위탁운용사)로 있으면서 독일국채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고용보험기금 584억 원을 투자해 원금의 약 80%(476억 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더해 지난 1분기 국민연금 거래증권사에서도 제외되는 등 시장 신뢰도 추락을 방증하기도 했다.

실적면에서도 암울하다. 한투증권은 지난 1분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순손실을 냈다. 한투증권은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손실 1913억 원, 손손실 1338억 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가 1분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었다"며 "현재 여러가지 사건에 의해 시장신뢰도가 하락한 것은 사실인데 이대로 가다가는 신사업 진출과 영업활동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신뢰도 회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서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있는 상황이라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향후 신뢰도 회복을 위해 옵티머스 펀드 선보상에 나선 것처럼 판매사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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