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 재건축 규제완화 검토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부가 주거지역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35층룰'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규제완화에 따른 대표 수혜지로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꼽는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그린벨트 해제가 공급대책에서 제외되면서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유력 카드로 재건축 규제 완화가 회자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 완화는 원칙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공공 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혜택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간이 아닌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이 시행사로 참여하는 재건축이 해당한다.

현재 유력한 카드로 일컬어지는 것은 공공 재건축 아파트의 층고제한을 풀고,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현재 주거지역 기준 층고제한은 35층이며, 서울시 조례 기준 용적률은 250% 이하로 묶여 있다. 용적률이란 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의 비율로, 1000㎡의 부지에 용적률이 250%라면, 2500㎡의 연면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앞서 업계 전문가들 역시 층고 제한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바 있다. 서울시의회의 '서울시 높이 규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높이 규제 일괄 적용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역 상황에 맞게 (층고 제한이) 적용돼야 한다', '건축물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 '(층고 제한에 따른) 스카이라인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 잠실주공5단지‧은마아파트 재건축 속도낼 듯

층고 제한 완화 방침이 유력시되자 업계에서는 잠실주공5단지의 사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해당 단지는 2017년 단지가 속한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하는 서울시 일부 심의를 통과해 기존 15층 높이의 아파트를 최고 50층으로 짓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등으로 서울시의 건축 심의 단계에서 3년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잠실주공5단지는 35층룰 해제를 위해 사회환원 차원에서 임대주택을 일정비율 공급키로 약속한 상태다. 본래 재건축은 재개발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의무는 없다. 송파구청에 제출한 잠실5단지 조합 계획에 따르면 50층으로 재건축되면 3930가구에서 6402가구로 2472가구가 늘어난다. 이 가운데 3종 주거 4987가구 중 146가구(2.92%)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50층으로 지어지는 준주거 1415가구 중 281가구(19.85%)를 임대주택으로 짓기로 했다.

은마아파트의 '49층 재추진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2003년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줄곧 49층 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2017년 10월 26일 서울시의 층수 제한 방침에 따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추기로 한 바 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추가부담금 증가 등에 따라 크게 반발했으나 계속 49층을 고집할 경우 기회비용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 결국 서울시에 백기를 들고 35층룰을 받아들였다. 당시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의 입지가 최고 50층이 허용된 잠실 주공5단지와 달리 광역중심지의 입지에 있지 않아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2040 서울플랜을 다시 짤 계획인데, 35층룰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예고된 상태"라며 "잠실5단지와 은마아파트, 압구정 일대 아파트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일대 호가가 일부 오르거나 거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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