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암행 감찰' 미스터리 쇼핑 나선다…금융권 '긴장'

금감원은 다음 달 중에 미스터리 쇼핑을 추진할 방침이다. 예년에 비해 고강도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더팩트 DB

잇딴 금융 사고로…미스터리 쇼핑, 실효성 의문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부터 고강도 미스터리 쇼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스터리 쇼핑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중에 금융상품 관련 '미스터리 쇼핑'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금감원은 외부전문기관 선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리 쇼핑이란 일명 '암행 단속'으로,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가 금융상품을 제대로 팔고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의 위임을 받은 외부 전문기관 직원이 일반 소비자로 가장해 금융사를 방문한 후 영업 현장 실태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제도는 2009년부터 실시됐다.

당초 올해 미스터리 쇼핑은 상반기로 계획됐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연기됐다.

업계는 올해 미스터리 쇼핑이 예년에 비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해외연계금리 파생결합펀드(DLF)·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이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판매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총 1600차례에 걸쳐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국의 은행·증권사 등 영업점에서 800차례, 전국의 보험상품 모집인 등을 대상으로 500차례, 비대면채널을 통해 300차례에 달하는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요 점검대상 금융상품은 펀드, 파생결합증권, 장외파생상품, 변액보험 상품 등이 거론된다.

금감원은 다음 달 중에 금융상품 관련 미스터리 쇼핑을 추진할 방침이다. /더팩트 DB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미스터리쇼핑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금감원의 검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3월 금감원은 2020년도 업무계획에서 미스터리쇼핑 결과 특정 기준에 미흡한 점수를 받은 금융사를 부문검사 대상으로 우선 선정할 예정이며, 위험요인이 발견될 경우 회사 경영진과의 면담 과정을 거쳐 소비자 경보 발령 및 현장 검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규모와 범위 면에서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이 강도 높은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스터리 쇼핑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금감원이 2009년부터 매년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왔지만 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잇따라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금감원의 부실한 관리 및 감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이런 비판을 의식해 올해 미스터리 쇼핑 점검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겠나"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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